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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된 노후선박인지 몰라'…현지서 즉석 대절·안전 기준 없어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6.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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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와 달리 유람선은 현지에서 필요할 때마다 단기 대절…선박 연식이나 안전지침 파악 어려워

1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인근 사고현장에서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당국 간의 실종자 수색을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스11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인근 사고현장에서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당국 간의 실종자 수색을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스1




해외 패키지 여행에 포함된 유람선은 일반적으로 여행사가 현지 협력사를 통해 필요할 때마다 단기 대절하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에서도 여행사 본사는 사고 선박이 70년이 된 노후 선박인지 사전에 알지 못했다. 여행객의 안전을 보장해야하는 여행사의 매뉴얼이 다소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는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숙소와 이동수단을 비롯, 각종 프로그램을 주로 현지 협력업체(랜드사)를 통해 계약한다. 이 중 여행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텔이나 버스 등은 여행사가 별도의 지침을 마련, 직·간접적으로 계약에 개입한다.

실제 참좋은여행은 버스의 경우 협력사가 현지 버스업체와 계약할 때 '연식 10년 이상 차량을 보유한 업체와의 계약 자제'를 사전에 권고하는 등 안전기준을 요구한다. 여행 일정이 진행되는 내내 여행객들이 오랜 시간 이용하는데다 관광버스의 노후화가 빠르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안전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다.



반면 유람선 일정의 경우 여행사의 개입이 줄어든다. 여행객 규모와 일정 진행 상황을 고려해 현지업체가 마땅한 배를 찾아 단기 대절하는 구조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람선 관광의 경우 특정 선박 회사와 장기계약을 맺지 않는다"며 "현지에서 배를 예약한 뒤 '어떤 형태의 배를 예약했다'고 보고하면 이를 확인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결국 같은 여행상품이더라도 투어 때마다 탑승하는 유람선이 바뀌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행사는 유람선에 대한 노후 여부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사전정보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이 어떻게 계약됐는지에 대해서는 참좋은여행 측이 아직 파악 중이지만, 여행사에 따르면 해당 유람선 역시 이 같은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번 사고 선박 역시 70년 된 노후 선박이었지만 여행사는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뉴브강 사고의 경우 다른 선박이 추돌해 벌어진 사고라 직접적인 유람선의 과실은 없지만, 여행사가 유람선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정 진행 중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할 당시 비가 거세게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여행 필수코스인데다 다른 유람선들도 모두 운항 중이라 관행대로 진행됐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약관에 따라 안전문제가 우려될 경우 일정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예정된 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여행객들의 불만이 커 인솔자가 임의로 취소하기 어렵다"며 "여행사가 '악천후에는 일정을 진행하지 않는다' 등 보다 구체적인 매뉴얼을 마련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참좋은여행은 여행상품 안전점검을 통해 악천후 선박 승선 여부와 인솔자 지침 등 구체적인 안전수칙을 담은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7000여개 여행상품에 대한 위험 여부를 검토하고 안전조치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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