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효과만점'...트럼프, 'AI·로봇' 다 막는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5.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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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부, AI·로봇 등 첨단기술 수출금지 검토...무역전쟁이 통화·첨단기술 전쟁으로 확전 양상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무역전쟁이 환율을 넘어 첨단기술 분야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화웨이에 대한 수출 제재가 먹히자 이제는 AI(인공지능), 로봇, 3D 프린팅 등의 핵심부품 공급마저 차단할 예정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이미 등록돼 있기도 한 기술수출 제한목록(entity list)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CCTV(폐쇄회로텔레비전 생산업체 5곳을 이 목록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다. 새 개정안은 올 여름쯤 공개되고, 여기에 포함되는 기술은 하반기에 따로 규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어 상무부는 이 목록에 화웨이를 비롯한 70여개 계열사를 등록해 인텔과 퀄컴 등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반도체 등 핵심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게다가 미국 부품이나 기술을 사용한 외국 기업의 제품마저 화웨이에 공급을 금지시키면서 현재 일본, 영국 등 기업들은 속속 화웨이와 거래를 단절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수출금지 조치의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이미 검토 중인 CCTV를 비롯해 AI, 로봇, 3D 프린팅 등 첨단기술로까지 제재를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다. 통신은 행정부내 대중 강경파들이 이러한 광범위한 제재가 '경쟁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의 첨단산업 기업들이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기술자 채용마저 제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민감한 내부정보를 고국으로 유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같은 행보에 미 산업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의 기업들의 중국 시장 접근이 아예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들의 국제적 협업을 막아 혁신 동력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GE와 MS 등은 상무부에 의견서를 보내 수출금지 조치가 미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으며 의료 등 필수적인 사업분야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무역전쟁을 넘어, 통화전쟁, 첨단기술전쟁으로까지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데에는 트럼프 행정부내 강경노선인 매파들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자국 통화 가치를 하락 시키는 국가에게는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변화는 미국 산업을 해치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미 상무부가 상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해외 수출업체에 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국가를 지칭하진 않았지만, 최근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계속 내린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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