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규성 칼라일그룹 공동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면허 딸 생각 안 하는 아들’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을 짚었다. 자동차 소비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고객 중심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이규성 칼라일그룹 공동대표와 단독대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30여 분 간 영어로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 중 이 대표가 "자녀들이 자동차를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젊은이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데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나가야 하는가"라고 묻자 정 수석부회장이 자신의 자녀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정 수석부회장은 23살의 딸과 21살 아들을 뒀다.
그는 "그때 수차례 말씀해주시기를 ‘시류를 따라야 한다’고 하셨다"며 "당시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의미를 약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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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고객 변화에 맞춰 기업도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요즘 고객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현대차그룹의 모든 직원들은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명예회장과는 다른 종류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도 언급했다. 정 명예회장의 리더십이 직원을 일사불란하게 따르도록 하는 강력한 리더십이었다면 자신은 직원들과 같이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 많이 변할 것"이라며 "우리 문화는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로 변모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개발 관련 질문에 그는 “서울 삼성동 부지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미래 가치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며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 관심을 가진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며 "수익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의 목표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동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