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경쾌하고 화려하다

임현경, 윤이나, 박희아 ize 기자 2019.05.23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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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경쾌하고 화려하다


‘로제타’ 보세
에밀리 드켄, 파브리지오 롱기온, 올리비에 구르메, 얜 예르녹스
임현경
: 17세 소녀 로제타(에밀리 드켄)는 알코올중독인 엄마(얜 예르녹스)와 함께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고 있다. 식품공장 생산직으로 일하며 겨우 생계를 잇던 그는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궁지로 내몰린다. 가족, 연애, 일자리, 그 어떤 것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없는 로제타의 버거운 삶이 롱테이크로 고단하게 이어진다. 불안정한 내면을 따라 쉴 새 없이 흔들리는 카메라와 자연광에 비치는 로제타의 일상은 여성이자 청년 노동자가 처한 날것의 현실이다. 벨기에 정부의 청년실업정책 ‘로제타 플랜’을 이끌어냈던 영화가 개봉 20년 만에 국내 극장에서 상영된다는 건, 그만큼 지금 이곳에 수많은 로제타들이 살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글쎄
아담 드라이버, 조나단 프라이스, 올가 쿠릴렌코, 스텔란 스카스가드
윤이나
: 슬럼프에 빠져있던 CF 감독 토비(아담 드라이버)는 광고 촬영을 하던 스페인의 마을이 10여년 전 졸업 작품으로 찍었던 단편 영화 촬영지와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추억을 더듬어 그 마을을 찾아가지만, 그가 만난 건 영화의 주인공 돈키호테를 맡았던 노인(조나단 프라이스) 뿐. 설상가상으로 그는 자신을 돈키호테로, 토비를 산초로 믿고 있어 일은 꼬여만 간다. 테리 길리엄 감독이 20년을 넘게 숙원사업으로 끌어온 프로젝트로, 그의 영화답게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가운데 인생과 예술에 대한 은유가 가득하다. 여전히 살아있는 노장의 상상력에 매혹된다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은 너무 길다. 아름다운 구원자 아니면 유혹과 타락의 도구로만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역시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진다. 아담 드라이버의 고군분투와 조나단 프라이스의 열연도 감독의 불가능한 꿈을 이루게는 못했다.

‘알라딘’ 보세
메나 마스두, 윌 스미스, 나오미 스콧
박희아
: ‘좀도둑’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던 알라딘(메나 마스두)은 우연히 자스민 공주(나오미 스콧)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왕자에게만 공주와 결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고 램프의 요정 지니(윌 스미스)에게 자신도 왕자가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그동안 실사화 된 디즈니 영화들 중에 단연 최고라고 할 만큼 박진감 넘치고 화려함을 자랑한다. 특히 윌 스미스의 지니 연기는 후반부에 갈수록 가슴 뭉클한 느낌을 주며 감동이 배가 되게 만든다. 두 신인 배우가 내뿜는 발랄하고 경쾌한 에너지 또한 주목할 만한데, 악역으로 등장하는 자파(마르완 켄잘)는 카리스마나 연기력 면에서 모두 다른 주인공들에 비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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