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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짓눌린 의정부 일가족, '이것' 알았더라면…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9.05.23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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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회복위원회, 개인회생·파산 비용 지원…여전히 홍보 한계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아파트를 경찰이 출입통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아파트를 경찰이 출입통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지난 20일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이 지난해말부터 급격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용회복위원회 등을 통한 채무구제 제도 활용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신복위는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진 채무자의 재기를 위해 비용 부담 없는 개인회생·파산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제대로 잘 알려지지 않아 적시에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2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일가족 3명은 아파트를 담보로 한 약 2억원 규모의 부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1억6000만원은 1금융권, 4000만원은 제3금융권(대부업체) 대출로 월 이자액만 최소 2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족의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건 목공예점을 운영하던 아버지 A씨가 약 1년전 가게문을 닫게 되면서다. A씨의 실직 상태가 이어지자 아내 B씨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월 150만원 가량의 수입을 벌었지만 대출 이자만도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다.

A씨는 사망 전날 서울의 한 개인회생·파산 상담 사무소에 연락해 파산 신청 절차를 문의했지만 구체적인 상담까지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비용 뿐만 아니라 개인회생·파산 신청시 서류·절차 준비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변호사, 법무사 등 법률대리인을 통해 개인회생·파산절차를 진행하는데 약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신복위는 이같은 비용 부담을 완전히 면제해 채무자들의 재기를 돕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개인회생·파산절차를 지원하는 기관은 크게 신복위, 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공단, 서민금융복지센터가 있다. 이중 법률구조공단과 서민금융복지센터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재기를 지원하며 신복위와 가정법률상담소는 상대적으로 지원 범위가 넓은 편이다.

신복위는 우선 채무자의 개인회생·파산에 대한 상담을 무료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해당자가 회생과 파산 중 어느 절차를 받을 수 있는지 안내하고 진행을 돕는다. 개인회생으로 가면 기본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에서 채무변제가 가능해진다. 다만 A씨 가족의 경우 수입이 4인 가족의 기본 생계비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돼 파산 신청도 가능하다.

개인회생·파산 진행시 변호사 선임 등을 비롯해 관련 비용은 신복위가 모두 지원한다. 채무자로서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채무구제를 받지 못할 상황이 없어지는 셈이다. 다만 최근 6개월 이내에 발생한 채무가 비정상적으로 많거나 채무 원인이 도박·경마 등 불법적인 사유로 인한 것이라면 구체절차를 밟기 힘들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제도가 채무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활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신복위는 재기지원과 관련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로 한계점이 적지 않다.

이번 의정부 일가족과 같은 사건을 활용해 지원을 안내하기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채무 내용을 알면 이에 맞는 구제 절차를 안내할 수 있지만 신용정보법상 개인정보를 제공 받을 수 없어 하려해도 할 수 없다"며 "이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법적 걸림돌을 어느 정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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