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540조..증가속도는 14년 만에 최저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9.05.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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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소득 증가율 지속…판매신용 4년 만에 감소 "내수위축 지켜봐야"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올해 1분기 전체 가계부채 잔액이 사상최대인 1540조원으로 늘어났다. 정부 가계대출 규제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꾸준히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계소득 대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1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540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대비 3조3000억원(0.2%), 전년동기대비 71조8000억원(4.9%) 각각 늘었다.



1분기 가계부채는 전분기(22조8000억원) 대비 기준으로도, 전년동기(17조4000억원) 대비 기준으로도 증가액이 모두 줄었다. 1분기 가계부채 증가액은 2013년 1분기(9000억원 감소) 이후 최저치였다.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도 지속됐다. 1분기 전년동기대비 가계부채 증가율은 2004년 4분기(4.7%) 이후 14년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올해 정부가 내세운 가계부채 관리 비율(5%대)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율 추정치 3.9%,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0% 등 거시여건에 비해서는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5조2000억원 늘어난 1451조9000억원, 카드사·백화점 등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1조9000억원 줄어든 8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억제 정책 시행과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 이사철 비수기 등 계절적 영향이 겹치면서 증가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21만3000호에서 올해 1분기 14만5000호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7만2000호에서 5만3000호로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5조7000억원 늘었고,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은 3조5000조원 감소했다. 기타대출도 122억원 감소 전환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은행권에서 시행된 DSR 규제를 오는 6월부터는 비은행권으로 확대 시행한다. 한은 관계자는 "이자만 고려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달리 원리금 모두를 산정하는 DSR 규제가 시행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한 기타대출이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판매신용은 2015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판매신용은 상여금 지급으로 1분기 마다 증가액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소비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한은 관계자는 "1분기에는 계절적 영향이 반영되고, 무이자 할부 이벤트가 종료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내수위축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1분기 GDP 속보치를 보면 전분기 보다 증가율은 둔화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대비 0.1%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1.0%), 지난해 1분기(0.7%)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됐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9%였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4월 가계대출 속보치에 따르면 (가계대출이) 반등한 것으로 나온다. 향후 주택 입주물량을 고려한 집단대출 취급, 비은행권 DSR 관리지표 도입 등에 따라 (가계부채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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