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변인 짓' 발언 황교안…뒤늦게 "내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9.05.2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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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 나선 황교안 "대변인하고 있다는 말, 다른 사람이 얘기한 것"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대변인 짓 하고 있지 않나.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 이게 말이 되느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민생대장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한 이 말을 두고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발언을 둔 논란이 확산되자 황 대표는 "내가? 내가 무슨 대변인 짓이라니"라며 "대변인하고 있다는 말이었지,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장에서 나온 한 시민의 발언을 황 대표가 옮기는 과정에서 언급했을 뿐,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대변인 짓'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뒤 당원과 시민 등 200여명 앞에서 연설에 나섰다. 그는 연설 말미에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5당 회동을 언급하면서 '독재자'라는 단어를 꺼냈다.

황 대표는 "북한 식량 공급 문제를 논의하자고 그러는데 여러분 지금 그걸 논의할 때냐"며 "북한이 미사일 쏜 며칠 뒤에 이런 얘기하고 있으니 제가 그런 회담에 응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황 대표가 청중들에게 "독재자의 후예는 누구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문재인"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사실상 한국당을 겨냥했다"는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황 대표는 이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고 있다"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 아닌가. 세계에서 가장 독한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가 요구한다"며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진짜 후예라고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여기서 나왔다. 황 대표는 곧바로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대변인 짓 하고 있지 않나.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 이게 말이 되느냐"고 개탄했다.

이날 황 대표의 민생대장정을 수행한 전희경 대변인은 "현장에서 앞쪽에 있던 청중의 발언을 황 대표가 옮기는 과정에서 오해가 불거진 것"이라며 "저희가 영상을 다시 확인해보니 황 대표가 명확하게 '대변인 짓'이라고 언급하진 않았다. 황 대표의 '대변인 짓' 발언은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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