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수입차 막상 타보니…" 현대차 살래요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김남이 기자, 장시복 기자 2019.05.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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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시동건 현대차](종합)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현대차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수입차 공세에 내수시장을 속절없이 내주면서 위기론이 커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등 신차투입에 성공해 10년만에 다시 내수시장 점유율 40%대를 회복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현대차 부활의 비결과 앞으로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현대車 매장에 팰리세이드 '라이트' 켜둔 이유
[부활 시동건 현대차] 팰리세이드-신형 쏘나타 대박에 현대차 매장 북적, 수입차 소유자 국산차 회귀현상도 "희소성 떨어져"



서울의 한 현대차 판매점에 진열된 팰리세이드(왼쪽)와 쏘나타. 다른 전시차량과 달리 유일하게 차량 안팎 라이트에 불이 들어와있었다. /사진=이건희 기자서울의 한 현대차 판매점에 진열된 팰리세이드(왼쪽)와 쏘나타. 다른 전시차량과 달리 유일하게 차량 안팎 라이트에 불이 들어와있었다. /사진=이건희 기자


"판매점 방문객 열에 일곱은 팰리세이드와 쏘나타부터 둘러보네요."

지난 17일 서울시내 한 현대자동차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들뜬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이 매장에는 올해 출시된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가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나란히 세워졌다. 판매 투톱인 두 차량을 고객들이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실내·외등을 켜뒀다.



직원에게 "오늘 팰리세이드 계약을 하면 언제쯤 받을 수 있냐"고 묻자 "내년은 돼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현대차 직원인 저도 지난 2월에 팰리세이드를 계약했는데 11월쯤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가히 열풍이라고 할 만한 팰리세이드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까지 출격 대기 중이다. 또 다른 현대차 매장 직원은 "GV80도 최고 기대작"이라며 "수입차 SUV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업 일선에서 뛰는 현대차 매장 직원들은 올 들어 가격, 성능 면에서 막강한 신차가 쏟아지자 "그동안 수입차에 눌려왔었는데 모처럼 소비자에게 자신있게 내놓을만한 신차가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현대차 인기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30%대 초반까지 추락했던 현대차 국내 승용차 판매 점유율(상용차 제외)이 '신차 효과'로 올 1~4월(누적)에 40.3%까지 치솟았다. 4월 월 판매 점유율은 41.8%로 2010년 1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살아나는 반면 극심한 노사 분규를 겪었던 한국GM·르노삼성 등 경쟁 완성차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침체 상태다. 매년 고속 성장하며 현대차 시장을 잠식했던 수입차도 디젤 게이트, 화재 이슈 등을 겪으며 소비자 인식이 나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수입차 소유자들이 다시 현대차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차를 보유 중인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브랜드 이미지, 희소성 등을 고려해 수입차를 샀는데 막상 타보니 특별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고 수리비 등 유지비만 부담"이라며 "다음 번 차량은 디자인·성능이 개선된 현대차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T리포트] "수입차 막상 타보니…" 현대차 살래요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출시로 대형 SUV가 잘 팔리는 흐름을 탄데다 신형 쏘나타의 경우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등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차종 투입이 연속적으로 이뤄지면서 10년 만에 내수시장 40% 벽을 넘어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건희 기자, 김남이 기자

'오빠차로 변신' 현대차, 10년만에 점유율 '40%'대 안착
[부활 시동건 현대차]현대차, 승용차 내수 점유율 2009년 후 최고...'팰리세이드' 등 SUV 라인업 효과

'안방마님' 현대자동차가 내수 시장에서 2009년 이후 최고 점유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30%대 초반까지 고꾸라졌던 내수 점유율이 10년 만에 40%를 넘어섰다. 국내 자동차 업계 판세가 다시 격변하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4월 현대차의 국내 승용차 판매(상용차 제외) 점유율은 40.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포인트 뛰었다. 승용차 구매 고객 10명 중 4명이 현대차를 선택했다.

1~4월 누적 및 연간 기준으로 현대차가 점유율 40%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포터'와 '스타렉스' 등 경상용차를 더하면 올 1~4월 점유율은 44.2%까지 치솟는다. 4월 월 판매 점유율은 41.8%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4월 기준 다른 제조사의 승용차 판매 점유율은 △기아차 27.4% △쌍용차 7.9% △르노삼성 4.6% △한국GM 4.4% △수입차 13.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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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40% 점유율을 거뜬히 넘어선 '절대 강자'였다. 그러나 △수입차 성장 △신차종 판매 부진 △세단차량 인기 하락 △노사 갈등 등이 겹쳐 점유율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6년 점유율은 30.9%까지 추락해 안방 시장에서 고전했다. 현대차 안팎에서 위기감이 절정에 달하던 시기였다. 세타2 엔진 내부고발 등 품질 이슈로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고조됐다.

2010년 이후 내놓은 신차 역시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SUV(다목적스포츠차량)와 디젤이 큰 인기를 누렸지만 현대차의 대응은 한발 늦었다. 2014년 출시한 '아슬란'은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외면당하며 단종 수순을 밟았다. 반면 6%대였던 수입차 점유율은 2016년 10% 벽을 넘어 2배 이상 커졌다. 현대차가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계기는 2017년 소형 SUV '코나'의 출시다. SUV 라인업을 촘촘히 강화하기 위해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모델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파격적으로 신차발표회를 진행하는 등 공을 들였다.

이후 신형 '싼타페', '투싼' 부분변경 등 SUV 라인업이 내수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지난해 말 내놓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 팰리세이드는 출시 직후부터 돌풍을 일으켜 올해에만 2만4632대가 판매됐고 현재 대기 물량만 4만대에 달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

현대차는 '아빠차에서 오빠차로' 대대적인 이미지·체질 개선을 하며 젊은 소비자 층을 흡수하는데 집중했다. 여기에 한국GM 철수설, 르노삼성 파업, 수입차 물량 부족 등이 겹쳐 자동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 상황을 현대차가 영리하게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김남이 기자, 이건희 기자

'내수질주' 현대차…발목잡는 中, 1분기에 19% 감소
[부활 시동건 현대차]글로벌 車 수요 부진 속 美·유럽 선전…베이징 공장 폐쇄 등 中 부진이 문제

[MT리포트] "수입차 막상 타보니…" 현대차 살래요
올해 1~4월 내수시장에서 9.6% 성장한 현대자동차지만 해외시장은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현대차의 올 해외 판매량은 113만49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줄었다.

올 1분기 도매 판매를 기준으로 국내·러시아·아프리카·중동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가 줄었다. 지역별로 △유럽 –2.2% △미국 –2.5% △인도 –3.4% △중남미 –14% △중국 –19.4%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부진은 외부 요인도 크다. 올 들어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자동차 수요가 줄었다. 지난 1분기 전세계 자동차 수요는 약 2247만대로 6.7% 감소했다.

차량 수요 감소를 고려하면 미국, 유럽에서 현대차는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 전체 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 지난 4월 판매량이 1.7%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을 제외한 현대차의 올 1분기 판매량(88만7000대)은 지난해보다 0.4% 늘었지만 중국을 포함하면 2.7% 감소했다. 올 들어 중국 자동차 수요가 10.5% 줄었지만 현대차의 판매량 감소는 이를 뛰어넘는다. 2017년부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이후 수년째 부진을 겪고 있다. 독일, 일본의 고급 브랜드에는 미치지 못하고 중국 현지 토종 브랜드의 추격에 쫓기는 신세다.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자 이달부터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공장을 돌리는 고정비를 줄여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단기처방에 불과한 만큼 판매량을 올리는 게 급선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을 진행 중이다. 현지 시장 상황을 반영한 상품 전략과 판매를 최우선시한 계획을 세웠다. 또 중국 부품사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원가 경쟁력도 갖출 방침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미국·유럽·중국 등 세계 3대 시장의 판매량이 다 빠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나름 선전하고 있다"면서도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에 해외 생산 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대차가 내수시장에서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외를 종합적으로 볼 때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이 기자

정의선式 '변화와 혁신', 소비자 마음 잡았다
[부활 시동건 현대차]외부 디자이너·엔지니어 수혈로 조직 새바람…미래차 대비까지 '긍정적'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017년 6월 13일 경기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와 프리젠테이션을 하며 '코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017년 6월 13일 경기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와 프리젠테이션을 하며 '코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차 (242,000원 ▲500 +0.21%)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시장점유율 회복은 정의선 그룹 수석부회장의 '변화와 혁신' 리더십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그룹을 총괄하기 전부터 현대차 브랜드 업무를 총괄하며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대표적 행보가 순혈주의 타파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라면 국내외 가리지 않고 영입해 조직 내에 '메기 효과'를 일으켜 자극을 줬다.

특히 현대차 디자인이 한층 개선된 것은 해외의 거장들을 수혈한 정 수석부회장 '용인술'에 힘입은 것이다.

2006년 폭스바겐그룹 출신으로 '세계 4대 디자이너'에 꼽혀온 피터 슈라이어(디자인경영담당 사장)를 영입한데 이어 2015년에는 벤틀리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디자인담당 부사장)와 이상엽(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 디자이너 등을 잇따라 스카우트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세대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발표하고, 올해 그 방향성을 처음 적용한 신차 '8세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른바 '아빠차에서 오빠차로'의 대대적인 이미지 전환이다.

해외 우수 엔지니어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최초로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앉혀 품질과 성능을 크게 개선 시켰다. 비어만 사장이 주도한 현대차 고성능차 N브랜드는 유럽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개발에도 선도적으로 나서 혁신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고객의 쓴소리도 경청하고 즉각적으로 반영했다 첫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팰리세이드'의 대박도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한 집약체이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또 SUV가 인기를 끌자 초소형부터 대형까지 촘촘한 라인업을 갖췄다. 정 수석부회장은 소형 SUV '코나' 출시 때 정장을 입는 관행을 깨고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직접 발표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3월부터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처럼 완전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직의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대대적인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카헤일링) 기업 '그랩'에 역대 최대 규모(2840억원)의 투자를 한 데 이어 최근 크로아티아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에 1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차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체제'로 접어들면서 진행해온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시장이 호응하면서, 성과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MT리포트] "수입차 막상 타보니…" 현대차 살래요
장시복 기자

'내우외환' 겪은 한국GM·르노삼성…車판매 '울상'
[부활 시동건 현대차]철수·파업·신차 부재→판매량 급감…"철수설, 소비자 불안 조성"
[MT리포트] "수입차 막상 타보니…" 현대차 살래요
국내 완성차 업체인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나란히 차량 판매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사 간 극심한 갈등에 신차 부재까지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승용차 판매 점유율은 각각 4.3%, 4.6%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꼴찌를 다투는 숫자다.

지난달 판매대수만 놓고 보는 경우 두 회사는 국내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대수 6543대보다 뒤진 6533대(한국GM), 6175대(르노삼성)를 기록했다.

반면 7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5개사 중 판매 점유율이 꼴찌였던 쌍용차 (5,780원 ▼170 -2.86%)는 올해 1~4월 점유율 7.8%로 안정적인 3위에 올라섰다. 2016년까지만 해도 4~5위에 머물렀던 쌍용차는 꾸준한 상승세로 2018년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늘 부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한국GM은 2012년 10.1% 판매 점유율을 기록한 뒤 지난해 전까지 줄곧 9% 이상의 숫자를 나타냈다. 르노삼성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10.4%, 13.5%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양사는 안팎으로 큰 위기를 겪었다. GM 본사는 낮은 가동률을 이유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한국GM은 1년 내내 철수설에 시달렸다.

르노삼성은 노사는 지난해 6월 시작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11개월 동안 지속했다. 사측의 교섭대표 교체, 노조의 최후통첩 등 강수가 오간 끝에 지난 16일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갈등을 겪는 동안 노조의 부분파업 등으로 생산량·판매량 감소세가 이어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21일 노조가 잠정합의안에 대해 부결 결론을 내면서 다시 향후 일정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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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안팎으로 문제에 시달리자 신차 출시도 부진했다. 현대차와 쌍용차가 올해 들어 신차를 일찍이 내놓으면서 판매량을 올리는 사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이렇다 할 신차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신차를 내놓더라도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가격 책정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외국계 완성차 업체가 국내 완성차 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준다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한국GM 철수설이 대표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한국GM과 르노삼성의 판매 부진은 소비자들이 국내 시장 철수와 같은 불안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사 모두 올해는 신차 출시를 예고하며 위기 타개를 계획 중이다. 한국GM은 이번 하반기에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공개한다. 르노삼성은 다음달 QM6 LPG 출시를 계획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현재 좋지 않은 상황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신차 출시 등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기자

'수입차 전성시대' 저무나…주춤하는 점유율
[부활 시동건 현대차]규제강화로 '인증지연'에 물량확보 어려움…국내 SUV 급성장도 여파

[MT리포트] "수입차 막상 타보니…" 현대차 살래요
"이제 수입차 전성시대는 저무는 것인가."

수입차 내수 판매 점유율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차량 안전·환경 문제나 애프터서비스(AS) 불만에 따른 이미지 타격, 국내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성장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수입 승용차 국내 판매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18.5%)에 비해 3.9%포인트 내린 14.6%였다.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한 지난해 연간 점유율(16.7%)에 비하면 2.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올해 1~4월 판매량도 같은 기간 24.6% 급락한 7만380대였다. 수입차 업계에선 물량 부족을 고전의 배경으로 꼽는다. 그간 디젤 승용차를 중심으로 승승장구한 수입차가 최근 정부의 규제 강화로 발목 잡혔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부터 강화된 환경 규제인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이 국내 중소형 디젤차에 적용되면서 인증도 늦어지고 있다.

물론 까다로워진 인증 절차는 일부 수입차 업체가 자초한 측면도 크다. 2015년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촉발된 문제여서다. 이로 인해 국내에 수입된 디젤차 상당수의 배출가스 조작이 적발됐다.

디젤이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인식도 수입차 부진에 한몫했다. 여기에 지난해 여름에 터진 BMW 차량 화재 문제는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도화선이 됐다.

특히 수입차 업계는 '한국형 레몬법'(새로 산 자동차가 계속 고장 나면 제조사가 교환·환불해주는 법안)이 올해 시행됐음에도 수용하지 않거나 미적거려 거센 질타를 받았다.

국산 SUV 신차의 성장 역시 수입차의 점유율을 뺏는 주요인 중 하나였다. 올해 등장한 현대차 (242,000원 ▲500 +0.21%) 팰리세이드, 쌍용차 (5,780원 ▼170 -2.86%) 렉스턴 스포츠 등이 대표적이다. 팰리세이드의 경우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 엔트리(보급형) 시장 수요를 흡수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인증 지연은 시설과 인력 문제를 보완해서 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문제"라며 "현재 하나의 신차가 나오는데 반 년씩 걸리는데, 이는 또 다른 무역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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