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인텔, 퀄컴, 브로드컴, 자일링스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에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LG전자 (91,200원 ▼1,400 -1.51%) 수혜도 예상되지만 그 규모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은 화웨이의 영향력이 미미한 미국과 한국이 주력 시장"이라며 "화웨이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로 인한 직접적 수혜는 삼성전자와 중국 내 다른 업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화웨이 공급 비중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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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제재가 발효되기까지 시간여유가 있어 즉각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 등 세트 수요 불확실성이 증가해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화웨이를 5대 공급사로 두고 있지만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3% 미만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로서는 모바일 부문의 반사이익이 예상돼, 상황에 따라 화웨이에 공급하던 반도체 일부를 내부로 돌릴 수 있다.
디스플레이 및 부품업계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을 공급하고 있지만, 계열사이자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점유율을 빼앗는다면 매출 감소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9,930원 ▼120 -1.19%)는 화웨이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 공급하는 물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의 패널 공급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기 (142,900원 ▼3,800 -2.59%)는 화웨이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품을 소량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반도체나 패널의 경우 불가피한 부품을 제외하고는 경쟁사로 생각하는 삼성 계열사 부품을 쓰려 하지 않는다"며 "카메라도 중국 및 일본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개별 기업이 받는 영향과 별개로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제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자체 칩 생산능력을 일부 갖고 있고 유럽 반도체업체가 화웨이에 계속 부품을 공급하는 만큼 영향이 클지는 의문"이라며 "구글, 인텔 등 미국 기업역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어느 선에서 미중 양측이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