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韓 전자업계 영향은…삼성전자 '최대수혜'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5.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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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서 반사이익 예상…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계 부정영향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미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중국 화웨이에 부품 및 서비스 공급을 중단키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21일 전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인텔, 퀄컴, 브로드컴, 자일링스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에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텔은 화웨이에 서버 칩을, 퀄컴은 스마트폰 모뎀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브로드컴은 스윙칭 칩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구글도 화웨이에 하드웨어와 일부 소프트웨어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다.

美 화웨이 제재, 韓 전자업계 영향은…삼성전자 '최대수혜'


이와 관련,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화웨이는 세계 2위 스마트폰 판매업체로, 중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가 주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유럽, 아시아 등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볼 전망이다.



김민경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2018년 기준 유럽에서 화웨이 시장점유율은 27%"라며 "유럽은 화웨이의 가장 중요한 수출 시장이고 높은 성장률이 나오는 지역이어서 구글 서비스 중단으로 시장을 다른 스마트폰 업체에게 뺏길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LG전자 (91,200원 ▼1,400 -1.51%) 수혜도 예상되지만 그 규모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은 화웨이의 영향력이 미미한 미국과 한국이 주력 시장"이라며 "화웨이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로 인한 직접적 수혜는 삼성전자와 중국 내 다른 업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화웨이 공급 비중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제재가 발효되기까지 시간여유가 있어 즉각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 등 세트 수요 불확실성이 증가해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화웨이를 5대 공급사로 두고 있지만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3% 미만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로서는 모바일 부문의 반사이익이 예상돼, 상황에 따라 화웨이에 공급하던 반도체 일부를 내부로 돌릴 수 있다.

디스플레이 및 부품업계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을 공급하고 있지만, 계열사이자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점유율을 빼앗는다면 매출 감소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9,930원 ▼120 -1.19%)는 화웨이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 공급하는 물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의 패널 공급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기 (142,900원 ▼3,800 -2.59%)는 화웨이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품을 소량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반도체나 패널의 경우 불가피한 부품을 제외하고는 경쟁사로 생각하는 삼성 계열사 부품을 쓰려 하지 않는다"며 "카메라도 중국 및 일본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개별 기업이 받는 영향과 별개로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제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자체 칩 생산능력을 일부 갖고 있고 유럽 반도체업체가 화웨이에 계속 부품을 공급하는 만큼 영향이 클지는 의문"이라며 "구글, 인텔 등 미국 기업역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어느 선에서 미중 양측이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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