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나경원·오신환 100분 맥주회동 종료…'건배' 결과는?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19.05.2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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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야 3당, 국회파행 장기화 안 된다는 원론적 합의만 이뤄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국회사진취재단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국회사진취재단


국회 정상화의 '미션'을 부여받은 여야 3당의 원내대표가 맥주를 마시며 회포를 풀었지만 뚜렷한 소득을 거두진 못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나경원(자유한국당)‧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여의도 모처의 맥주집에서 100분 가량 만났다. 5월 들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 지도부가 바뀐 뒤 첫 단체 회동인 만큼 국회 파행의 마침표를 찍고 정상화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국회파행이 장기화되면 안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 확인에 그쳤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뒤 별도의 브리핑 없이 자리를 떠났다. 회동 결과와 향후 추가적인 회동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한 뒤 재빨리 발걸음을 옮긴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의 경위와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라고 짧게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국회가 파행된 것에 대한 과정을 (이 원내대표를 통해) 충분히 들었다"며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의 결과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나 원내대표는 "일단은 이야기해보자는 정도"라며 "오늘 처음 미팅이니까 그런 정도로…"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날 회동을 주선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론을 내기는 아직 좀 역부족"이라며 "조만간 빨리 만나서 오늘 나눴던 이야기를 가지고 다시 한 번 보자는 정도로 했다"고 말했다. 회동에서 쟁점이 된 사항을 묻는 질문에 오 원내대표는 "우리가 예상한 모든 내용을 이야기했다"며 "결론을 내긴 어렵지 않겠냐"며 반문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 사진=국회사진취재단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번 '호프타임'은 이들 중 막내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국회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사전접촉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여야3당은 원론적인 합의에만 도달할 수 있었다.

시작은 훈훈했다. 먼저 도착한 오 원내대표가 자리를 챙기며 '선배' 정치인들을 기다렸고 뒤이어 합류한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도 웃으며 얼굴을 마주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누님, 나경원 원내대표께서 흔쾌히 와주셔서 기쁘고, 오늘 제가 맥주값을 내는 날인데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듯하다”며 “날씨도 참 좋았다. 좋은 예감을 갖고왔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나 원내대표도 “국회 문화·정치 문화가 너무 각박해진 거 같다”며 “결국 그 각박함 속에 소통이 부족해지고, 그 과정에 안타까운 국회 파행사태 이르게 된듯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오 원내대표는 “젊은 정치인답게 가볍게 제안 드렸는데, 흔쾌히 이 원내대표·나 원내대표를 만날 수 있게 된 자리가 생겼다”며 “국회정상화 첫걸음의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훈훈하게 시작한 '맥주 회동'이 중반쯤 무르익었을 때 3당 원내대변인이 중간 브리핑을 통해 "여야 3당의 원내대표들이 모두 국회파행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했다"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맥주회동'의 성과는 '조만간 다시 만나자'는 데 그쳤다. 나 원내대표는 맥주집에서 나오던 중 진전된 사안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시 만나기로 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만남에 만족하냐는 질문에도 "아직은...일단 이제 이야기해보자 그정도다. 처음 미팅이니 그정도다"고 답했다.

오 원내대표도 비공개 회담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좋고 안좋고는 없다. 만남 그 자체가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결론내기는 아직 좀 역부족이다. 조만간 빨리 보자고 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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