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임블리' 기자회견, 리허설까지 했지만 '소비자'는 없었다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2019.05.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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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소비자 불만 사례가 잇따르며 각종 논란에 휩싸인 '임블리'측이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의 공식입장과 해결방안을 발표했지만 공들여 준비한 기자회견이 무색하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임지현 상무가 7월부터 경영에서 손을 뗀다면서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소비자간담회를 주최하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한다면서도 누구를 어느 직위에 올릴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등의 '눈 가리고 아웅'식 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임블리'를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는 20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재진이 입장하기 전 한 차례 리허설을 진행하고 박준성 대표가 공식입장문을 낭독할 때 보고 읽을 프롬프터를 미리 설치해 두는 등 기자회견은 '잘 준비된' 자리였다.

기자회견 시간이 되자 박 대표가 앞에 나와 공식입장문을 읽어내려갔다. 주요 내용은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였다. '블리블리' 화장품 51개 품목과 '곰팡이 논란'이 있었던 호박즙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 모든 제품에 이상이 없었다는 것. 다만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환불 조치를 시행한 것이 도리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임블리 쏘리'를 비롯한 안티계정에 대해 박 대표는 "일부 안티 계정을 통해 유포, 확산된 인진쑥 밸런스 에센스의 제조일자 조작 의혹은 명백한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며 "이 논란을 야기했던 제보자 역시 허위제보였음을 실토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일명 '미래에서 온 에센스'가 소비자의 오해로 불거진 잘못된 내용이었다며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해당 소비자와의 전화상담 녹취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허위 사실 유포를 삼가달라"고 호소한 박 대표는 "당사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고객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교환 및 환불 보상을 요청하시거나 관련한 상담을 필요로 하실 때는 당사 고객센터에 접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피해 발생 시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 과정 없이 무차별 확산되는 안티계정이 아닌 '임블리'에 바로 연락해 달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슈 해결 및 신뢰 회복을 위한 6가지 대책'으로 식품 사업 전면 중단,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임지현 상무 사임, 정기 소비자간담회 주최, 제3의 중재기구 구성, 경영 전반에 고객의 의견 적극 반영 등을 제시했다. 6가지 대책 가운데 핵심은 임지현 상무가 7월1일자로 상무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내용이었다.


'임블리' 브랜드의 아이콘이자 SNS를 통해 고객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던 임지현 상무가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얘기에 취재진의 질문이 집중됐다. '임지현 상무가 경영에서 손을 뗀다면서도 정기적인 소비자간담회를 주최한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한다고 했는데 누구를 어떤 직위에 영입할 건가' '전문경영인체제가 되면 박준성 대표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나' '임지현 상무가 경영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나' 등 임지현 상무와 박준성 대표 부부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한 박 대표의 답변은 모호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 "향후 결정되면 알려드리겠다" 등의 답이 이어졌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최근 설립된 부건코스메틱에 적용할 예정이나 누구를 어떤 직위에 영입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임지현 상무가 더 이상 부건에프엔씨의 상무가 아니게 된 이후 '임블리'에서 어떤 역할을 어떤 방식으로 소화할지,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게 맞는지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소식을 들은 '임블리' 소비자들과 누리꾼들은 "아직도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며 부건에프엔씨를 비판했다. 임지현 상무가 물러난다 해도 남편 박준성 대표는 계속해서 대표로 남아있는 점, '잘못된 소통'으로 질타받은 임지현 상무가 계속해서 '임블리' 브랜드의 홍보 및 소비자와의 소통을 담당한다는 점, 소비자에 대한 뒤늦은 사과, 논란 중 일부에 대한 답변만 내놓은 점 등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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