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평생 부부(夫婦)'란 인식이 옛말이 돼 가고 있다. 과거엔 참고 사는 게 부부의 미덕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게 낫다 여기는 것. 각자 삶을 점점 더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부부가 갈라서는 방법도 이혼 뿐 아니라 졸혼, 휴혼 등 다양한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여성이 더 강했다. 앞에 제시한 질문에서 '이혼'을 선택한 여성은 26.8%, 남성은 17.1%였다. '졸혼' 역시 여성은 28.2%, 남성은 16.2%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이혼 수용성' 조사에서도 기혼 여성 72.2%가 '부부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면 이혼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기혼 여성 67.1%는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는 의견에 찬성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자'는 게 과거 부부를 대표하는 말처럼 여겨졌다면, 지금 시대에선 이 같은 인식이 점차 느슨해지고 있는 것. 김난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교수는 이와 관련해 "50대 이상 신중년 세대는 나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꼭 이혼이 아니더라도 '졸혼'이나 '휴혼' 등 다양한 방식도 나오고 있다. '졸혼'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2004년 일본의 스기야마 유미코(杉山由美子) 작가의 '졸혼 시대'에서 나온 신조어다. 백일섭(배우)이나 이외수(작가) 등이 졸혼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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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방학'이라 불리는 휴혼도, 6개월 또는 1년 정도 기한을 정해두고 부부가 각자 떨어져 지내는 것을 뜻한다. 결혼 생활을 쉬자는 의미다. '나는 지금 휴혼 중입니다'를 쓴 박시현 작가는 저서에서 "대개 우리는 이혼을 결혼의 실패라 부른다. 하지만 이혼 또한 인연을 풀어내는 한 방편일 뿐이다. 휴혼도 그런 선상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