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경찰서가 17일 논란이 되고 있는 '대림동 경찰 폭행' 동영상 원본을 공개했다. (사진은 여경이 현장에서 피의자를 제압하는 장면) /사진=서울 구로경찰서 제공
이달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술에 취한 중년 남성 2명이 남녀 경찰 2명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영상이 올라왔다. 1분59초짜리 영상 속 난동은 이달 13일 오후 9시50분 서울시 구로동 한 식당에서의 일로,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는 중년 남성 A씨가 남자 경찰의 뺨을 때리고 또다른 남성 B씨가 여경을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관할서인 서울 구로경찰서는 17일 전체 영상을 공개했다. 출동한 여경이 남성을 제압하고 체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반박이다.
하지만 이번엔 전체 영상 속 체포 과정이 논란이 됐다. 여경이 A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시고요. 빨리"라고 외쳤다. 이어 한 남성이 "채워요?"라고 묻자 한 여성이 "채우세요"라고 답했다. A씨를 제압하고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선 영상없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음성만 들어가 '여경이 일반인에게 수갑을 맡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과 식당주인, 목격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여경이 제압과정에서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청한 것은 맞지만 실제 제압 및 수갑사용은 경찰관에 의해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경이 피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1m 가량 떨어져 지켜보던 남성 식당 주인에게 도움을 청했다"면서 "식당 주인 부부는 응하지 않았고 근처에 있던 교통경찰이 와서 여경과 함께 수갑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식당 여주인도 "수갑을 채운 사람은 여경과 나중에 온 경찰"이라고 설명했다. 여주인은 "영상을 찍은 것은 (경찰이)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였다고 덧붙였다.
영상 속에서 "(수갑) 채우세요"라고 말한 여성도 식당 여주인으로 드러났다. 식당 여주인이 인근에 있던 교통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하자 수갑을 채우라고 말했고 이후 경찰이 B씨를 제압해 수갑을 채운 것이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인근 상가 주인 허모씨(41)도 "근처에 있던 다른 경찰 2명이 현장으로 달려 왔고 여경과 경찰 1명이 같이 수갑을 채웠다"며 "여경의 대처가 부족해 보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경찰관이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 제지'를 위해 수갑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수갑을 채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당일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던 중 출동한 경찰의 뺨을 때리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A씨 B씨 등 2명을 구속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두 사람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