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더 오르기 전에"…코스피 1.7조 판 외국인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5.19 12:50
글자크기

최근 7거래일(5월9~17일) 연속 순매도…환율 1200원 향하자 환손실 우려해 주식 처분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067.69) 대비 11.89포인트(0.58%) 내린 2055.80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17.59) 대비 3.46포인트(0.48%) 내린 714.13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1.50원) 대비 4.20원 오른 1195.70원에 마감했다. 2019.05.17. yesphoto@newsis.com【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067.69) 대비 11.89포인트(0.58%) 내린 2055.80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17.59) 대비 3.46포인트(0.48%) 내린 714.13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1.50원) 대비 4.20원 오른 1195.70원에 마감했다. 2019.05.17. [email protected]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달러 강세·원화 약세 국면이 이어지자 환손실 경계심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17일 코스피 1조6935억원, 코스닥 1244억원 등 총 1조817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의 경우 7거래일 연속 팔아 치웠다.



일별로는 지난 9일 2037억원에 이어 10일 3233억원 순매도했다. 주말 휴장 후 다시 열린 증시에서도 매도세가 지속됐다. 순매도액은 △13일 1391억원 △14일 2850억원 △15일 792억원 △16일 4687억원 △17일 1195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기관은 4472억원 순매도, 개인은 2조124억원 순매수했다.

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에서 7거래일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설 연휴 직후 6거래일(2월7~14일) 연속 매도한 것이 최장 기간이었다. 당시 순매도액은 6000여억원으로 최근 유출된 금액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팔자'세가 이어지면서 월별 기준으로도 처음 순매도로 전환했다. 올 1월 4조500억원 어치(이하 코스피 기준)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은 글로벌 경기침체 불확실성이 커지던 지난 2월과 3월에도 각각 1408억원, 3009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엔 2조3921억원 물량을 카트에 담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8일까지 429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9일 이후 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1조20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환율 더 오르기 전에"…코스피 1.7조 판 외국인
올 들어 한국 증시에 '러브콜'을 보내던 외국인이 변심한 것은 환율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인상' 트윗으로 시장이 출렁인 지난 7~8일에도 외국인은 매수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원/환율이 1170원대로 올라서면서부터 주식 처분이 시작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179원.8원을 기록한 이후 14일 1189.4원, 17일 1195.7원으로 뛰었다. 이는 지난해말 1115.7원 대비 7.2% 오른 것이다. 이달 들어서만 2.4%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으로 환 손실 볼 것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거나, 원화의 추가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 유입된다"며 "반면 원화 약세 국면에서는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2015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매매 추이를 분석해 보면 1150원 밑에서 순매수하고 그 위로 올라가면 순매도하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환율이 지금보다 더 상승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올 1~4월 외국인 순매수금 중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조세회피지역 자금이 4조1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이라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헤지펀드 자금은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 빠져나가고 하락할 때 들어오는 만큼 최근 환율 급등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서 자금 이탈 요인이 될 것이라는 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인 것은 우리 시장의 펀더멘털이 좋다기보다 신흥국 펀드 자금 일부가 배분된 효과로 볼 수 있다"며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 외국인 자금이 본격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