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본 '로손' 홈페이지
그런데 지난 17일 일본에서는 편의점 로손이 버려질 수 있는 유통기한 임박 음식을 할인해 팔겠다고 밝혔습니다. 할인율은 5%. 방식은 자사 포인트카드 '폰타'를 통한 적립 방식입니다. 오후 4시 이후 해당 상품에 스티커가 붙어 손님은 무엇이 유통기한 임박 제품인지 알 수 있습니다. 6월11일부터 450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후 결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일본 세븐일레븐 /사진=로이터
─────────────
"유통기한 지난 음식 싸게 사세요"
아예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파는 곳도 있습니다. 일본의 슈퍼마켓 마루야스는 지난해 5월 이후 매장 두 곳에서 유통기한이 조금 지난 제품을 싼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두유가 9엔(100원)에 나오기도 하고, 1.9리터짜리 6개가 든 음료 묶음이 199엔(2170원)에 판매되기도 합니다. 과자류, 커피, 라면 등 파는 식품은 다양합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사진=마루야스 트위터
유통기한이 지났는데 판매한다니 왠지 찜찜한 느낌도 드는데요. 루피시아는 '3분의 1 규칙'을 들어 음식을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품질 유지기한의 3분의 1은 제조사가 유통사로 넘기는 기한, 그 다음 3분의 1까지가 제품에 표기된 유통기한이고, 보이지 않는 3분의 1 기간은 소비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한국에서도 이 기한을 가리켜 소비기한이라고 말합니다.
마루야스는 "판매업체들이 아깝지만 버릴 수밖에 없어서 곤란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팔게 됐다"고 합니다.
소비자의 반응은 어떨까요? 마루야스의 한 구매자는 "유통기한이 신경 쓰였지만 먹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덥석 집었다"고 현지 방송에 말했습니다. 루피시아는 "(유통기한이) 한 달 지났다고 죽겠냐"고 먼저 말하는 고객도 있었다면서 관련 민원은 없었다고 산케이신문에 밝혔습니다. 이곳은 1인당 구매량을 5개로 제한할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법'도 등장
마루야스 한 매장 내부. /사진=마루야스 토다공원점 트위터
일본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몇몇 업종에 음식물쓰레기 억제 목표치를 설정하고,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음식 낭비 없애기' 홈페이지를 만드는 등 활동을 해왔습니다.
올해 2월에는 일부 편의점, 약국에서 RFID 전자태그를 판매제품에 부착하고 이를 리더기로 찍으면 유통기한이 가까워진 상품인 경우 할인 대상임을 알려주는 '차세대점포 실증실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일본 중의원(하원)은 '식품로스 삭감 추진법안'을 통과시켜 참의원(상원) 문턱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정부·지자체·사업자의 책임을 정하고 소비자의 역할까지 언급하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범국민운동으로 만드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음식물 폐기는 줄이는 대신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식량 지원을 늘리는 계획도 포함됩니다.
우리나라도 음식물쓰레기가 적지 않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버려진 양은 560만톤. 1인당 발생량으로 보면 프랑스의 1.75배, 스웨덴의 3배 수준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국과 다양한 반찬이 기본인 음식문화, 늘어나는 외식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인식의 문제도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중 30%는 먹고 남긴 것이 차지합니다. 유통기한 지난 음식의 구매까지는 아니더라도 음식 낭비와 관련해 우리의 식습관을 한번쯤 돌아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