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 줄어든 자동차株, 환율·내수 호조 업고 질주할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5.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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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지언론, 수입차 관세 부과 대상에 한국 제외 가능성 보도…현대기아차 가격 경쟁력 강화 기대

울산 현대차 수출 부두/사진=뉴스1울산 현대차 수출 부두/사진=뉴스1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동차주들이 간만에 기지개를 켰다. 원화 약세에 내수 호조까지 등에 업은 자동차주가 앞으로 상승 랠리를 펼칠지 주목된다.

16일 오후 3시 7분 기아차 (117,800원 ▲1,600 +1.38%)는 전일 대비 500원(1.19%) 오른 4만245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7%대 상승했다가 시장이 약세로 전환하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현대차 (253,000원 ▲500 +0.20%)현대모비스 (246,500원 ▲3,000 +1.23%)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쌍용차 (6,020원 0.00%)는 강보합세다.



이날 주가 상승은 미국 관세 리스크 회피 가능성 때문이다. 자동차주들은 오는 18일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결정을 앞두고 불확실성에 하락해왔다.

현대차는 5월 들어 전날까지 7.6% 빠졌고, 기아차는 같은 기간 7.3%, 현대모비스는 8.3% 하락했다. 쌍용차는 더 크게 떨어져 15% 내렸다.



그러나 전날 미국 현지언론 보도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수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부과 결정을 최장 180일 연장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캐나다, 멕시코와 더불어 한국은 해당 법 적용을 피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해당 법은 미국 수입제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수입을 금지하거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권한을 부여한 법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 수입차와 수입부품에 25%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정확한 것은 오는 18일 발표되지만, 다수 현지 언론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진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보도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 주가는 5.6% 이상, 기아차 주가는 7.8% 이상 상승요인이 발생한다"며 "한국은 이미 2018년 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에 일정부분 양보를 했고, 이번 관세 검토 배경이 EU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미국 관세 리스크만 사라진다면 자동차주 상황은 나쁠 게 없다. 원화 약세로 해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최근 프리미엄 SUV 신차 덕분에 내수 호조까지 등에 업었다. 만약 미국이 EU와 일본차에만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 관세부과 면제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일본 자동차업종은 사면초가에 놓였다"며 "일본은 엔화 강세를 용인하거나,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에 노출돼야 하는데, 두 상황 모두 한국차들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키운다"고 언급했다.

원화 약세는 수익성 강화요인이기도 하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환율 약세는 외화부채 평가손실의 근거이기도 하지만, 수출기업의 판매량 및 수익성 증대로 이어진다"며 "주요 국가들의 2분기 원화 대비 환율 평균이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주요 자동차, 부품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에서 최대 10% 개선될 것"이라고 산정했다.

내수 분위기도 좋다. 실제 4월 내수 도매판매(수입차 제외)는 13만6000대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했다. 이중 현대기아차의 합산점유율이 83.2%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출시한 고가의 SUV 신차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수입차 엔트리 시장 수요를 흡수했다"며 "중국 판매는 부진했지만, 미국 소매판매가 개선됐고 1분기 양호한 실적으로 7년 만에 연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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