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디지털전략?…"우리만의 新로드맵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조성훈 기자 2019.05.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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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프론티어]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연 1000만건 구매데이터 활용, 맞춤형 판촉·구매컨설팅 제공":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 /사진=김휘선 기자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 /사진=김휘선 기자


40년 전통의 롯데백화점에 위기감이 감돈다. e커머스 업계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미래 소비 시장에 대비한 혁신을 주문하며 유통부문에 대한 올해 3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3년 전 디지털전환을 이끌 '구원 투수'로 외부 수혈한 주인공이 바로 김명구(45) 디지털사업부문장(상무)이다. KT, 현대카드, SK플래닛을 거친 디지털 전문가인 김 부문장은 우선 백화점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오해부터 거론했다.



김 부문장은 "디지털이라고 하면 대부분 미국 '아마존'처럼 온라인 쇼핑몰 구축만 떠올리는 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오프라인 매장인 백화점의 DNA를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문장은 이어 "백화점이 디지털로 전화하는 데 있어 신세계와 현대가 우리의 경쟁사는 아니다"며 "갈수록 소비 예측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 스스로 끊임없는 시행착오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유통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고객이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체험하고, 백화점 온라인 매장에선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온라인과 오프라인유통 간 양방향 결합을 의미하는 롯데쇼핑의 O4O(Online for Offline) 철학의 구현이다.



롯데백화점 잠실 월드타워점 컨시어지 매장인 '온앤더리빙'과 '온앤더뷰티'를 예로 들었다. 온앤더리빙은 기존 삼성이나 LG 등의 판촉직원이 가전을 판매하는 구조를 완전히 벗어나 백화점 소속 전문 컨설턴트가 고객의 취향이나 요구, 자택구조, 가구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소개하는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다. 여기에 가상현실을 활용한 3차원(3D) 컨설팅존을 결합했다. 온앤더뷰티에서는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었던 뷰티 제품을 직접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당 제품의 온라인 가격비교를 할 수 있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 /사진=김휘선 기자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 /사진=김휘선 기자
김 부문장은 신세계, 쿠팡 등의 온라인 공세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롯데가 가진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온라인에 잘 접목하고, 융합하는데 답이 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백화점만의 고유한 서비스를 보고 오는 것"이라며 "온앤더리빙에서 직원평가 방식을 매출 대신 고객 만족도 중심으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부문장은 내년 롯데백화점의 디지털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준비 과정이었다면, 내년부터는 디지털화된 롯데백화점의 DNA를 보여주겠다는 것. 우선 온·오프라인 빅데이터 통합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 관련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김 부문장은 "한 해 1000만건에 달하는 롯데백화점의 구매 데이터는 강력한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이를 활용해 고객 '라이프 사이클'에 맞춤형 판촉 전략을 세우고 개인화된 구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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