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년만에 1000만원 넘본다…왜?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05.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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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기"서 돌아선 JP모건 등 장기적 안목서 투자 vs 미중 무역전쟁 일시적 반사이익

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대표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이 1년만 에 1000만원을 넘보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왜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장기적으로 암호화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시각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일시적인 투자 대안으로 부각됐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14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5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3.84% 상승한 94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도 비슷한 94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다른 암호화폐도 상승하고 있다. 비트코인 캐시는 10% 이상 오르고 있고 이더리움과 리플은 각각 5.19%, 2.57%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만해도 400만원 아래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2월초 400만원을 회복했고 최근 들어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4월2일에는 하루에만 70만원이 오르면서 500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11일에도 급등, 800만원대를 뚫으면서 올초대비 2배로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1년만에 1000만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5월초 이후 한번도 1000만원을 넘은 적이 없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기관투자자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신규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일 미국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화하면서 투자자 기반도 넓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각 나라들이 암호화폐 거래 관련해 제도를 정비하면서 기관투자자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이 유달리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도 신규 투자자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래를 처음 시작한 투자자에겐 ‘암호화폐=비트코인’이라는 인식이 있어 비트코인에 우선 투자하게 된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왜 암호화폐 시장에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분분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전망이 바뀌었다는 설명도 있고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는 쪽은 JP모건이 암호화폐 ‘JPM코인’을 내놓은 것을 근거로 든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말했을 정도로 비트코인에 부정적이었지만 그런 그가 비트코인 사기 발언을 후회한다고 했고 암호화폐까지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를 바꿨다. 여기에 스타벅스가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는 것과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로 결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소식이 암호화폐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견해에 힘을 보탰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일시적으로 비트코인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에 영향을 덜 받는 암호화폐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 급등하기 전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소식이 터졌다. 전날 중국은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11일 비트코인 급등 전날에는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국내 거래사이트는 오랜만에 웃고 있다. 가격 상승으로 거래량 역시 늘었기 때문이다. 업비트에서 거래된 비트코인 거래금액은 2500억원에 이른다. 거래가 늘면서 코빗은 거래수수료 무료 서비스와 수수료 개편 이벤트를 진행한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지난해초 이후 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수수료 수입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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