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의 그림자’가 인터넷과 모바일로 옮아가고 있다. 신체 폭력은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든 가해자에게 노출돼 있고, 가족 등 주변인들이 쉽게 피해 정도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적지 않다.
10%, 금품 갈취 6.4%, 성추행·성폭행 5.2%, 강제 심부름 3.9% 순이다.
무엇보다 청소녀들 사이에 스마트폰과 모바일 메신저,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등장한 ‘사이버 불링’(사이버 왕따)은 새로운 학교 폭력의 유형으로 떠올랐다. 학교급별로는 중·고등학교의 사이버 괴롭힘의 비중(약 15%)이 초등학교(9.2%)에 비해 약 6%p(포인트) 높았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온라인 폭력과 오프라인 폭력을 구분하고 있다.
◇메신저 활용한 ‘떼카·감옥’에…와이파이·기프티콘 등 디지털 금품 갈취까지= 사이버 폭력의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사이버 폭력 사례가 가장 심각한 사례로 꼽힌다. 단체 대화방에서 집단적으로 괴롭히고 욕설을 내뱉는 떼카, 대화방으로 초대한 뒤 한꺼번에 퇴장해버리는 방폭, 단체 대화방에서 욕설과 비하 발언을 하고 방을 나가도 다시 초대해 괴롭히는 메신저 감옥, 사이버스토킹, 불법 촬영물 유포와 같은 사이버 성범죄까지 다양하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데이터나, 기프티콘 등 디지털 상품 갈취도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스마트폰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무선데이터를 빼앗는 ‘와이파이셔틀’을 비롯해 모바일 상품권을 빼앗는 ‘기프티콘 셔틀’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소액결제로 금품을 갈취당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게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템을 피해 학생에게 상납받는 ‘게임아이템 셔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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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등 SNS에서 ‘저격글’·‘저격영상’도 난무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에 대해 비방글을 쓰는 행위다. 가짜 글을 만들어 진짜처럼 올리는 경우도 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해 지인들과 이간질을 해 고립시키기도 한다. 이 경우 모르는 제 3자로부터 추가적인 공격을 받기도 한다.
◇“인식 개선 교육과 예방 중요”= 사이버 폭력은 물리적 폭력과 달리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은밀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요즘 학교나 회사, 동호회 등에서 단체 대화방으로 소통하는 게 일상화 되다 보니 사이버 폭력이 외부로 드러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피해자의 정신,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치명적이라, 피해의 심각성은 신체 폭력 못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반면 가해자들의 죄의식은 신체적 폭력에 비해 크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방통위의 지난해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가해 이유 중 ‘재미나 장난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라는 응답이 학생은 24.8%, 성인도 17.1%에 달했다. 또 ‘특별한 이유 없다’는 응답도 각각 10.8%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폭력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과 사전 예방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이버 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청소년은 물론 사이버폭력 경험률이 높게 나타난 성인 대상 교육 역시 중요해졌다”며 “건전한 인터넷 이용문화 조성과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콘텐츠 개발 및 교육 홍보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