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승' 이우찬, 취재진 포위가 낯설어... '긴장 속 감격 소감'

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2019.05.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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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 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LG 이우찬. /사진=한동훈 기자12일 경기 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LG 이우찬. /사진=한동훈 기자


LG 트윈스 이우찬(27)이 프로 입단 8년 만에 감격의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경기 후 수많은 취재진에 포위된 이우찬은 실감이 나지 않았는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이우찬은 지난 12일 잠실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2-0 승리에 앞장섰다. 개인 통산 첫 승리다. 이우찬의 역투를 발판으로 LG는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이우찬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우찬은 5선발 배재준이 흔들리면서 임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2016년 5월 29일 잠실 두산전 이후 1078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올라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당시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교체됐던 이우찬은 3년 만에 명예를 완전히 회복했다. 이우찬은 "그 때는 진짜 아무 것도 몰랐다"고 돌아봤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72서 2.96으로 끌어내리며 1승 무패 2홀드를 기록하게 됐다.

이우찬은 이날 5이닝 동안 총 79구를 던지며 최고 시속 146km를 찍었다. 포심 패스트볼(47개)과 슬라이더(20개), 커브(12개) 등 3가지 구종으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2-0으로 앞선 6회초 마운드를 이어 받은 진해수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어 신정락, 정우영, 고우석이 완벽 계투를 펼쳐 승리를 지켰다.



경기 수훈 선수도 이우찬 차지였다. 이우찬은 경기 뒤 중계 방송사 인터뷰, 공중파 TV 뉴스 인터뷰에 이어 관중들을 위한 단상 인터뷰까지 마친 뒤 취재진 앞에 나섰다. 10명이 넘는 취재진이 이우찬을 둘러쌌다.

이런 과정들이 익숙한 스타 플레이어들은 취재진과 여유롭게 대화를 풀어간다. 그러나 경험이 많지 않은 이우찬은 활짝 웃지 못하고 매우 진지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이우찬은 "(유)강남이 리드만 믿고 던졌다. 승리투수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최대한 적은 실점, 많은 이닝을 목표로 했다"고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유강남(왼쪽)과 이우찬 배터리. /사진=LG트윈스유강남(왼쪽)과 이우찬 배터리. /사진=LG트윈스
올 시즌 중간투수 역할로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자신감은 충분했다. 이우찬은 "선발 통보를 받고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설레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내가 내 공을 때려보진 않았지만 (유)강남이가 볼 끝이 좋다고 하더라. 그게 장점이라고 해 그것만 믿고 던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데뷔 첫 홀드를 기록하고 이후 한 달 만에 승리도 낚았다. 이우찬은 "지금도 홀드 상황만큼 기쁜 것 같다. 우열을 가리지 못하겠다"면서 "승리 공은 (차)우찬이 형이 챙겨줬다. 별다른 말 없이 무뚝뚝하게 그냥 줬다"고 웃음을 유발했지만 본인은 역시 웃지 않았다.

5이닝 무실점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이우찬은 "사실 숫자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무조건 최대한 가는 데까지 갔으면 했다. 5이닝 무실점은 당연히 예상을 뛰어 넘었다"면서 "의외로 투구수나 피안타가 적었다. 벤치에서 내가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고 설명했다.

보직 욕심이나 특별한 목표도 없다. 오로지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우찬은 "내가 선발투수 자리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어차피 곧 (류)제국이 형, (임)찬규 형이 온다. 중간에서 또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중일 LG 감독도 이우찬을 칭찬했다. 류 감독은 "이우찬의 데뷔 첫 승이자 선발 승리를 축하한다"며 "5회까지 아주 잘 던졌다. 이어 나온 우리 필승조도 완벽하게 잘 막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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