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서 농약이 나왔다는데… 국내 맥주는?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04.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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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수입맥주 글리포세이트 검출량 조사…내주초 결과 발표

/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최근 메신저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농약 수입맥주 리스트가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한 소비자단체가 지난 2월 칭따오, 쿠어스라이트, 밀러라이트 등 맥주 15종에서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내용인데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수입맥주 20여종의 글리포세이트 검출량을 조사에 돌입했다.

◇맥주서 제초제 성분이 나왔다…얼마나?=농약이 나왔다는 수입맥주 리스트의 출처는 지난 2월 미국 소비자단체인 US PIRG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칭따오 49.7ppb(10억분의 1)로 가장 검출량이 많았고 쿠어스라이트 31.1ppb, 밀러라이트 29.8ppb, 버드와이저 27.0ppb, 코로나 25.1ppb, 하이네켄 20.9ppb 등이다.



글리포세이트는 글로벌 종자회사이자 농약회사인 몬산토가 생산하는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요 성분으로 콩, 밀, 보리 등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작물을 재배할 때 이용된다. 국제암연구소가 '2A(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고 WHO(국제보건기구)의 1일 허용 기준은 1ppm(100만분의 1)이다. 수입맥주 검출량 기준인 ppb로는 1000ppb까지 허용하는 셈이다. 즉, 리스트에 나온 맥주에서 검출된 글리포세이트는 WHO 허용기준을 넘지 않는다.

◇WHO, 글리포세이트 1일 허용기준 1ppm, 인체 영향은?=US PIRG는 “하루 0.01㎎의 글리포세이트를 섭취하면 암 발생 위험이 100만분의 1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만큼 섭취하려면 160ppb 농도의 맥주를 마셔야 한다"며 "이번 검사에서 나온 맥주는 모두 그 이하로 나왔지만 술을 다량으로 마시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리포세이트 검출과 관련해 당시 미국 환경보호청은 "제초제, 농약을 기준에 맞게 사용했을 경우 인체에 유해한 위험요인이 발견된 바 없고 글리포세이트가 현재까지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맥주에 대한 글리포세이트 검출 기준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지만 우유, 소고기, 돼지고기의 경우 0.1ppm, 커피원두 1ppm이 허용 기준이다. 또 맥주의 원료가 되는 보리, 밀, 호프의 글리포세이트 잔류 허용기준은 각각 20ppm, 5ppm, 0.05ppm이다.

◇국산맥주에서는?=식약처는 현재 진행하는 수입맥주 글리포세이트 검출량을 다음주 초 발표할 예정이다. 국산맥주 검출량도 함께 내놓는다. 식약처는 국산맥주 글리포세이트 함유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고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맥주 원료인 보리, 밀, 호프 등의 농산물을 수입할 경우 잔류 농약성분을 검사하게 되어 있어 국산맥주의 글리포세이트 여부는 꾸준히 모니터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맥주업체들도 정기적인 성분 분석 등을 통해 글리포세이트 등 유해성분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맥주업계 관계자는 "연구소에서 성분 분석을 한 결과 글리포세이트가 불검출로 나왔다"며 "정확한 내용은 식약처 조사 발표에서 알 수 있겠지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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