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때만 지갑 열렸다...작년 소비 0.8%↓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9.04.2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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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가구소득·가구원 수 줄면서 월평균 지출 0.8% 감소

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자료=통계청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자료=통계청


지난해 가구가 한 달 동안 소비한 금액이 1년 전보다 줄었다.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저소득층, 고소득층 모두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해 일자리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가 소비를 위축시킨 주원인이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1인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253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2.2% 줄었다.



통계청은 가구소득과 가구원 수가 감소해 지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인 가구를 포함한 가계 평균소득은 전년보다 0.35% 줄었다.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 기준이다. 가구원 수는 2017년 2.46명에서 2.43명으로 줄었다.

소비 항목별로는 교육 지출(17만3000원) 감소 폭이 7.9%로 가장 컸다. 이어 교통(-5.5%), 의류·신발(-4.3%) 순이었다. 교육은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 비중 자체가 줄고 있어 전체 소비액도 감소했다. 반값 등록금 등 공교육 지원 강화도 교육비를 떨어뜨렸다.



지난해 1인당 사교육비(29만1000원)가 전년 대비 7% 증가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통계청은 초중고생으로 한정할 경우 사교육비에 해당하는 학원보습비(45만1000원)는 2.5% 늘어 비슷한 추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자료=통계청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자료=통계청
교통, 의류·신발은 소득감소 영향을 직접 받았다. 교통에선 자동차 구입비가 14.9% 줄었다. 소득 감소로 신차 또는 중고차를 사는 사람이 전년보다 적었다. 의류·신발은 가계가 필요한 수준만큼만 구매했다. 의류·신발은 필수재이면서 사치재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가계가 가장 많이 소비한 곳은 식료품·비주류음료(36만7000원)였다. 먹고 마시는 데 돈을 가장 많이 썼다는 의미다. 오락·문화(19만2000원) 지출액은 전년 대비 9.8%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해외 여행, 운동, 문화 등을 즐기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면서다.

소득 구간별 지출액은 500만원 이상~600만원 미만을 제외하고 모든 구간에서 소비가 줄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월평균 지출은 109만7000원으로 전년대비 0.9% 줄었다. 가장 고소득층인 월 소득 700만원 이상은 전년보다 2.3% 줄어든 459만5000원을 썼다.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4.8%)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2.3%)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2.2%) △4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4.8%) △600만원 이상~700만원 미만(-1.7%)의 지출액도 전년 대비 줄었다.

고소득층 소비 감소는 실제 현실과 다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소득 상위 40%인 4분위, 5분위 소득은 전년보다 늘어 소비를 줄일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가계동향조사 과정에서 고소득층은 자신의 소득과 지출액을 축소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고소득 가구를 포함해 소비 실태를 더 잘 포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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