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경기침체 현실화 -0.3%…정부 긴급회의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세종=박준식 경제부 기자 2019.04.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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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 긴급관계장관회의 개최…한은 발표 GDP 1분기 0.3% 역성장에 당황기색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뉴스1


우리나라 경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를 기록해 뒷걸음질쳤다. 최근 우려되던 경기침체가 지표로 현실화해 역성장이 드러나자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우리 경제가 분기단위로 역성장한 것은 2017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분기별 GDP 성장률 분기별 GDP 성장률
25일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는 1분기 GDP 동향과 최근 경제상황 및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1분기 GDP 성장률이 -0.3%라고 발표했다. 앞서 한은은 1분기 실적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 2.6%에서 2.5%로 낮췄다.



1분기 역성장은 최근 수출이 5개월째 하향세를 타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반도체 수출에 의지해온 우리 경제가 최근 관련 산업 수퍼싸이클 내리막을 맞아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의지해온 수출경제 침체는 국내 산업계 전체 문제로 비화될 우려를 낳는다. 중화학 기계공업은 중국에 밀리고, 스마트 산업은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국 기술에 치이는 현실이다.

정부는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전일 추가경정예산 6조7000억원을 편성하고 오늘 국회에 제출한다. 다만 당초 IMF(국제통화기금)가 제안한 9조원대에 못 미치는 규모에 2조원 이상이 미세먼지와 산불 피해 관련 대책으로 꾸려져 실제 경기대응 규모는 4조원대에 불과한 미니추경이라는 지적을 얻는다.

우리 경제 역성장이 지표로 확인되면서 추경을 비롯한 정부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던 게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을 비롯한 관련 부처가 한 달 만에 추경을 준비하면서 확실한 경기대응이 예상되는 사업발굴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이 10조원 이상 추경 편성을 요구했지만 기재부 예산실이 보수세력이 내놓을 적자국채 발행 비판을 우려해 소극적 행정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공무원식 복지부동이 경기대응에 관한 안일한 대처로 이어져 선제적인 조치에 발목을 잡은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국회에 보내진 추경이 정치권 당쟁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통과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커졌다. 야당은 추경에서 내년 총선에 대비한 선심성 예산을 분리하자고 공세를 펴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무리한 발목잡기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침체하는 경제에 대한 대책엔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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