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팬들의 영화

권나연, 김리은, 임현경 ize 기자 2019.04.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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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팬들의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보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번스, 마크 러팔로
권나연: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긴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남은 영웅들은 패배를 딛고 한 자리에 모여 세상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몸을 내던진다. 초반 20분의 전개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후반부에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선택이다. 전우주의 절반을 되살려야 한다는 무거운 책무에 짓눌리지 않고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헌정하는 영화이기에 이전 작품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없다면 다소 복잡하고 정신없게 느껴질 수 있다. 첫 번째 ‘어벤져스’ 영화를 재관람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감동이 배가 될 것. 하나의 챕터가 끝난 여운을 즐길 수 있도록 쿠키 영상은 배치하지 않았다. 새로운 세대의 어벤져스와 함께할 앞으로의 10년이 기대된다.

‘안도 타다오’ 보세
안도 타다오
김리은
: 고교시절 프로복서로 일하다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안도 타다오(안도 타다오)는 전문적인 교육 없이 여러 도전을 거치며 자신만의 건축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유명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일반인에게 낯설 수 있는 건축 분야를 다루지만 안도 타다오의 직관적인 그림과 설명을 활용해 이해도를 높이고, 유명 작품들뿐만 아니라 미완성에 그치거나 실행으로 옮겨지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을 함께 조명했다. 특히 한 인간으로서 안도 타다오의 위트와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흥미롭다. 건축 작품들을 차례차례 다루는 구성이 반복되어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7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동안 충분한 유익함을 준다.



도우터 오브 마인 보세
발레리아 골리노, 알바 로르워쳐, 사라 카수
임현경
: 매사에 성실하고 금욕적인 엄마 티나(발레리아 골리노)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비토리아(사라 카수)는 정체 모를 이질감에 괴로워한다. 비토리아는 로데오 축제에 갔다가 우연히 안젤리카(알바 로르워쳐)를 마주하고, 꿈틀대는 호기심과 욕망에 이끌려 그와 점차 가까워진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소녀는 친모와 양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여성 감독과 세 여성 배우가 만들어 낸 세계는 불완전한 모성과 성장하는 소녀, 즉 '성모'와 '창녀' 틈새에서 소외돼왔던 여성들을 조명한다. 다만 황급히 마무리한 듯한 결말부는 영화적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담고 있는 주제와 별개로 등장인물들의 미숙함에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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