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 LG전자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상보)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9.04.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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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 이전, 인력도 감축…인건비 등 원가절감, 경영효율화 모색

'만년 적자' LG전자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상보)


LG전자가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을 추진한다. 해당 물량 생산을 베트남 등 해외 생산거점으로 옮겨 원가를 줄이고 경영을 효율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지속되는 적자로 위기에 빠져 있는 LG 스마트폰 사업의 활로 모색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 생산기지 해외로…인력도 재배치=24일 IT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연내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을 중단키로 하고 해외 이전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생산하던 LG 스마트폰 물량을 베트남 항구도시 하이퐁,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그동안 국내에선 평택 공장, 해외에선 중국·베트남·브라질 공장 등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해왔다. 국내 생산물량은 글로벌 생산량의 15%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공장 생산 등을 통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하고, 브라질을 거점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공장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생산기지 이전과 함께 생산인력 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LG전자측은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있는 MC사업본부 제조관련 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및 근무지 이동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희망 퇴직과 함께 평택 공장의 제조인력을 창원 등 국내 타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제품과 기술 제작 플랫폼의 정례화로 이전보다 적은 인원으로 일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인력 축소나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원가 절감 등 경영 효율화에 더욱 고삐를 죄는 것으로 풀이된다.
LG V50 씽큐+듀얼스크린 / 사진제공=LG전자LG V50 씽큐+듀얼스크린 / 사진제공=LG전자
◇적자 지속…"경영효율화로 위기 넘는다"=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는 연간 790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이 줄고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MC사업본부의 자산규모는 2014년 8조5928억원에서 지난해 4조3760억원으로 반토막이나 줄었다. 2013년 8047명이던 임직원은 지난해 4015명으로 4000명 감축됐다. 지난해부터는 MC사업본부 인력을 다른 본부로 전환 배치하고 올 상반기 신입 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 채용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LG 스마트폰 사업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1분기 20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 들어서도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반적인 수요 부진 속에 지난달 22일 출시한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G8 씽큐' 판매량도 저조하다. LG전자의 첫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V50 씽큐'는 당초 지난 19일 출시 예정이었지만 5G망 안정화 논란 등으로 출시가 미뤄졌다.

LG전자는 제품 라인업 정비, 플랫폼 공유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사후서비스 강화로 고객 신뢰를 확보해 실적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출하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전체적으로 내부 정비를 마쳐가고 있다"며 "생산 라인 및 조직 정비 효과를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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