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 ‘SUV’…현대차, 효자로 변신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4.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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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등 SUV 효과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올 내수 SUV만 나홀로 성장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세단보다 가격이 높은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의 판매가 는 것 원인이다. SUV는 국내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 중이다.



현대차 (233,000원 ▼4,000 -1.69%)는 올 1분기 SUV 판매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포인트 상승한 37.9%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2.7% 감소한 102만1000대를 기록했다.

판매는 줄었지만 SUV 비중이 늘면서 올 1분기 매출(23조9871억원)과 영업이익(8249억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6.9%, 21.1% 증가했다. SUV 중심의 판매 믹스(Mix) 변화가 실적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아픈 손가락 ‘SUV’…현대차, 효자로 변신


최병철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팰리세이드’ 등 최근 출시한 신차 판매 확대가 ASP(평균판매가격)과 제품믹스 개선으로 이어지는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며 "SUV 중심의 신차판매 호조와 판매 믹스(Mix) 개선 효과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SUV 판매 호조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 바꿨다. 올 1분기 국내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SUV의 비중이 44%(지난해 1분기 39%)까지 올라왔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 1~3월 SUV는 지난해보다 12.3%나 증가한 13만968대가 팔렸다. 전체 차급 중 유일한 성장세다.

2~3년 전만해도 SUV는 현대차의 약점으로 꼽혔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추세가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안팎으로 나왔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3일 경기도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코나 월드프리미어' 행사에서 전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코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3일 경기도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코나 월드프리미어' 행사에서 전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코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17년 6월 소형 SUV ‘코나’가 출시부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출시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많은 공을 들인 차종이다. 이어 지난해 신형 ‘싼타페’가 출시되면서 SUV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말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SUV 라인업의 정점을 찍었다. 대형 SUV 돌풍을 일으키며 올 1분기에만 국내에서 1만8000여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올해 ‘팰리세이드’를 국내에 추가로 1만5000대 더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코나’보다 작은 크기의 SUV ‘베뉴’를 출시함으로써 SUV 라인업을 지속강화할 예정이다. ‘베뉴’가 출시되면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완성된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미국 시장에서도 이어갈 예정이다. 구자용 IR담당 전무는 “4월 중순부터 미국 수출을 위한 ‘팰리세이드’ 양산을 시작했다”며 “본격적인 미국 판매는 3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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