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하는 가수 박유천./사진=이기범 기자
결백을 주장했던 가수 박유천이 마약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의혹을 부인한 지 2주 만에 그의 주장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것. 박유천이 '눈물의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했던 주장이 상당수 거짓으로 드러나며 팬과 소속사 측은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유천의 체모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자 그의 결백을 믿었던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박유천의 오랜 팬인 A씨는 "박유천이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어도 나는 14년 동안 팬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 너무 허탈하다. 기자회견까지 열더니 뭐 하자는 건지…. 연예계에 다신 돌아오지 말아라"고 심경을 전했다.
디시인사이드 박유천 갤러리 '퇴출 촉구 성명문' 전문./사진=디시인사이드
팬들은 성명문을 통해 "처음 박유천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과거 그가 여러 힘든 시간을 겪을 때에도 늘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를 지지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측에게 박유천 퇴출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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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인 24일, 소속사도 결국 박유천에게 등을 돌렸다. 박유천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박유천의 진술을 믿고 조사 결과를 기다렸다. 마약 양성 반응 판정 결과를 접한 지금 참담한 심경"이라며 "당사는 박유천과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박유천은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전했다.
팬과 소속사가 모두 돌아서며 박유천은 사실상 '퇴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연예계를 떠나게 됐다. 이에 기자회견에서 보인 '악어의 눈물'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과거 박유천의 팬이었던 누리꾼 C씨는 "무슨 생각으로 기자회견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완전 대국민 사기꾼이다. 내 학창시절 추억까지 뺏어갔다"며 분노했다.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하는 박유천의 모습./사진=김창현 기자
이어진 3번의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박유천은 경찰 조사 전 제모, 탈색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증거 인멸' 의심을 샀다. 박유천 측은 "평소 콘서트 일정에 맞춰 신체 일부에 대해 제모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박유천이 마약을 구입하는 정황이 담긴 CCTV(폐쇄회로화면) 영상 등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확보한 영상에는 박유천이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마약을 두고 가는 방식)으로 마약 거래하는 장면과 마약 판매책에게 돈을 입금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박유천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국과수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박유천의 결백 주장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게 됐다.
검찰은 지난 23일 황하나와 함께 5차례 마약을 투약하고 2차례는 매수했다는 혐의를 받는 박유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유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6일 오후 2시30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