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바위, 잊지 못할 챔프전 "홈에서 더 잘 하려는 마음에..."

스타뉴스 이원희 기자 2019.04.2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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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의 차바위(가운데). / 사진=KBL 제공인천 전자랜드의 차바위(가운데). / 사진=KBL 제공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 올랐던 인천 전자랜드의 봄은 아쉽게 끝이 났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챔프전 4승1패로 올 시즌 프로농구 정상에 섰을 때, 준우승을 거둔 전자랜드는 그 옆에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전자랜드의 포워드 차바위(30)도 생애 첫 챔프전 무대를 누빈 뜻 깊은 시즌이었다. 또 우승을 놓친 아쉬운 시즌이기도 했다. 챔프전을 소화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일주일. 그 짧은 시간이 차바위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했다.

차바위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챔프전에 가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우승은 정말 어렵다고 새삼 느낀 시즌이었다. 챔프전은 경기 분위기부터 달랐고, 선수들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 심했다. 더욱이 전자랜드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 데다 챔프전을 처음 치르다 보니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자랜드의 챔프전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2차전 울산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3~4차전 장소는 홈 인천. 그 때 전자랜드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홈 팬들을 위해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발목을 잡았다.

차바위는 "홈에서 열리는 3~4차전 만큼은 더 잘 하자고 선수들끼리 약속했는데 말처럼 쉽지 않았다. 특히 3차전에는 많은 홈 팬들이 오셨기 때문에 꼭 승리를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잘 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인지 팀 전체가 붕 떠 있었다. 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죄송했다"고 말했다.

인천 전자랜드 차바위(하얀색 유니폼). / 사진=KBL 제공인천 전자랜드 차바위(하얀색 유니폼). / 사진=KBL 제공
특히 차바위는 4차전을 마치고 크게 자책했다. 당시 전자랜드는 4쿼터 막판까지 리드를 이어갔지만, 경기 종료 7초여를 남기고 상대 라건아(30)에게 득점인정반칙을 내줘 91-92,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차바위는 "4쿼터를 뛴 우리 팀 선수들 가운데 내가 나이와 경험이 많은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부터 실수를 범했다. 이후 후배들의 실수가 연거푸 나오자 마치 나 때문에 진 것 같아 죄책감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전자랜드의 준우승이 결정된 21일. 유도훈(52) 전자랜드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꽉 잡았다고 한다. '악동'이라는 별명을 가진 전자랜드의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34)는 눈물을 터뜨렸다. 차바위는 그 "누구보다 감독님께서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며 "로드도 올 시즌 정말 열심히 해줬다. 선수 모두가 알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인천 전자랜드의 차바위(맨 오른쪽). / 사진=KBL 제공인천 전자랜드의 차바위(맨 오른쪽). / 사진=KBL 제공
하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 패배가 꼭 쓰라린 것만은 아니었다. 배울 점도 많았다. 차바위도 다시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차바위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선수들 전체가 많이 배운 것 같다. 고비가 와도 스스로 '어떻게 하면 되겠다'고 느낀 부분들이 있었다"며 "또 우승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다시 느꼈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우승을 향한 마음이 더 간절해질 것 같다"고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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