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폭스바겐'아닌 '마그나'가 정답…유럽 간 광주시-현대차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4.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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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광주-현대차 출장팀, '발멧'·'마그나' 벤치마킹 출장...위탁생산으로 세계적 경쟁력 갖춰

광주에 완성차 합작법인을 준비 중인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유럽을 다녀왔다. 세계적인 차량 위탁생산 기업인 ‘마그나 슈타이어’(오스트리아)와 ‘발멧 오토모티브’(핀란드)에서 광주 완성차공장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해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주시청과 현대차 (235,000원 ▲4,000 +1.73%)는 지난 2~6일 핀란드 ‘발멧’과 오스트리아 ‘마그나 슈타이어’를 방문했다. 두 기업 모두 자동차 위탁생산 기업의 성공사례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성공한 위탁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강점을 배우기 위해 유럽 출장을 결정했다. 완성차공장이 정부 지원이 아닌 차량 위탁생산 공장으로서 자립능력을 갖춘 것에 중점을 뒀다.

이번 출장에는 광주 완성차공장이 장기적으로 현대차 외에 다른 브랜드 차량도 유치하겠다는 복안이 담겼다. 성공한 위탁생산 공장 사례를 앞세울 경우 향후 있을 합작법인 투자자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독]'폭스바겐'아닌 '마그나'가 정답…유럽 간 광주시-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롤모델, 폭스바겐 '아우토5000'은 실패로 끝나= 당초 광주형 일자리는 폭스바겐의 ‘아우토(Auto) 5000’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하면서 시작됐다.

아우토 5000은 2002년 폭스바겐이 위기 상황에서 기존 임금보다 20%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공장을 만들어 5000명을 채용하는 프로젝트다. 노사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대표적이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아우토 5000’을 통해 만들어진 법인은 폭스바겐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사실상 폭스바겐 자회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광주 완성차공장과 차이가 있다. 현대차는 완성차공장을 두고 단순 투자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우토 5000’은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과 임금이 비슷해지면서 7년을 넘기지 못하고 폭스바겐에 편입됐다. 일부에서 실패한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단독]'폭스바겐'아닌 '마그나'가 정답…유럽 간 광주시-현대차
◇'자체 개발능력'·'전기차 생산'…광주 공장이 배워야=
광주시와 현대차가 선택한 새로운 롤모델은 핀란드의 ‘발멧’과 오스트리아의 ‘마그나슈타이어’다. 양사 모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차량을 생산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차량 개발 능력까지 갖췄다.

광주시와 현대차 출장팀은 핀란드 우시카우풍키에 위치한 ‘발멧’을 둘러보고, 오스트리아 그라츠로 이동해 마그나슈타이어를 돌아봤다. 출장팀에는 회계법인 관계자도 동행했다.

출장팀은 경영진과 면담을 통해 △물량확보 및 사업성 등 공장 운영 방식 △지배구조 및 이사회 운영 △임금체계 등 노사관계 등을 배웠다. ‘발멧’은 연 11만대, ‘마그나 슈타이어’는 연 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 광주 완성차공장은 연 10만대 규모로 건설되며 2021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두 기업 모두 단순히 차량을 위탁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발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발멧의 경우 컨버터블 전문 기업을 인수해 기술을 확보했고, ‘마그나 슈타이어’는 승용 4륜구동 부분에 강점을 갖고 있다.

또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과 생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마그나 슈타이어'는 재규어의 전기차 ‘I-페이스’를 생산 중이다. 향후 친환경차를 생산하겠다는 광주 완성차공장의 목표와 부합한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 모두 독자적인 연구개발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며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로 지속가능한 모델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광주 완성차공장이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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