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보다 선명하고 색상 다양한 '광대역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19.04.23 12:28
글자크기

빛 흡수대역 최대 10배 넓혀 보다 선명한 반사 색상 구현, 제작도 쉬워져… 반사형 디스플레이·태양 전지·위변조 방지 분야에 응용

나노결정 기반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구성하는 층별 물질./자료제공=ETRI나노결정 기반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구성하는 층별 물질./자료제공=ETRI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선명하고 더욱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나노결정 기반의 '광대역 메타물질 완전 흡수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메타물질은 자연에 있는 물질 구조나 배열 형태를 바꾼 인공 소재다. 기존 물질과 달리 자연에 없는 특성을 낼 수 있고 매우 얇거나 작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ETRI는 지난해 메타물질 원천소재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이 메타물질을 이용해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완전흡수체는 빛이나 전자파를 원하는 파장 영역에서 완전히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적외선 센서, 스텔스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기존 연구된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는 가시광 파장 영역 중 좁은 대역에서만 흡수가 일어나 선명한 반사 색상 구현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구성하는 층의 요소에 변화를 주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흡수체는 주로 금속과 절연체를 이용해 3개의 층으로 만든다. 이때 맨 상단 층은 주로 금(Au)이나 은(Ag) 등 금속을 사용한다.


연구진은 기존 금속 대신 나노 결정 메타물질 소재로 층을 형성했다. 그 결과 기존 금속 기반 흡수체의 경우 흡수 대역폭이 28나노미터(nm)였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결정 흡수체는 최대 10배 이상 300nm까지 늘어나 보다 선명한 반사 색상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또 보다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로 빛이 들어오게 되면 두께 등 메타물질 구조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파장 영역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좌표에서 메타물질 완전흡수체가 표현할 수 있는 색상 범위를 나타낸 그래프. 사진 좌측 : 시뮬레이션 결과, 사진 우측 : 구현된 나노결정 기반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색 재현율 (색좌표의 33.8%)./자료제공=ETRI좌표에서 메타물질 완전흡수체가 표현할 수 있는 색상 범위를 나타낸 그래프. 사진 좌측 : 시뮬레이션 결과, 사진 우측 : 구현된 나노결정 기반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색 재현율 (색좌표의 33.8%)./자료제공=ETRI
즉, 메타물질 완전흡수체의 두께를 달리하면서 원하는 색을 구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렇게 대역폭을 넓히고 두께의 변화를 통해 색을 표현한 결과 색 재현율을 33.8%로 높여 원하는 색상을 보다 쉽게 제작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증착 공정이 아닌 용액 공정을 접목해 낮은 공정 비용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연한(Flexible) 기판이나 고분자 기판제조도 가능하다.

ETRI ICT소재연구그룹 홍성훈 박사는 "나노결정 기반 메타물질을 완전흡수체에 적용해 대역폭을 넓힌 것은 ETRI가 처음" 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직사광선에서는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고화질, 저전력화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고해상도 픽셀 구현도 가능해 지폐의 위·변조 방지, 브랜드 보호, 홀로그램, 다색(多色) 태양전지 등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수정 고려대학교 박사 과정생이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화학회 나노분야 국제학술지인 '응용재료 인터페이스(AMI)' 온라인 2월호에 등재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