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갤노트 사태 없다"…'체면' 대신 '실리' 택한 삼성(종합)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9.04.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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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결함' 갤폴드 출시 연기…출시일정 최소 1~2개월 미뤄질 수도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S10 언팩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2019-02-20 / 사진제공=박효주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S10 언팩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2019-02-20 / 사진제공=박효주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이하 갤폴드)' 출시를 연기했다. 최근 화면 결함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련 문제를 해결한 뒤 다시 출시 일정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세계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해 혁신 폼팩터를 이끌겠다는 당장의 '명예'보다는 제품 안전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 이슈 발견…출시 일정 연기"=삼성전자는 23일 뉴스룸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갤럭시폴드 초기 리뷰 과정에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나, 일부 제품 관련 이슈가 발견됐다"며 "이에 대한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갤폴드의 출시 시점은 수 주 내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 갤폴드는 당초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시장에 세계 처음으로 출시될 예정이었다.



삼성전자는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며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카테고리인 갤폴드의 사용방법에 대해 고객들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혁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갤폴드 미국 출시에 앞서 현지 매체들에 갤폴드 시연 제품을 제공했다. 그러자 일부 매체들이 갤폴드에서 디스플레이 불량 현상이 발생했다며 제품 내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화면 보호막을 벗기자마자 화면 작동이 완전히 멈췄다거나, 화면 보호막을 벗기지 않았는데도 화면이 깜빡거리는 문제 등이 있었다는 지적이었다. 디스플레이의 힌지 부분에 이물질이 들어가 화면이 툭 튀어나온 현상도 보고됐다.


삼성전자는 당초 제품 결함에서 불거진 문제가 아닌 만큼, 예정된 출시 일정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문제가 된 리뷰 제품을 수거해 조사하면서 제품 완성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제2갤노트 사태 막자"…'안전' 택한 삼성=갤폴드의 출시 연기 결정에는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과 같은 사태가 재연돼서는 안된다는 내부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초기 삼성전자는 일부 배터리 제품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 이전 판매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교환된 새 제품도 잇따라 발화하면서 갤럭시노트7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전 제품 리콜부터 재고 처리까지 막대한 비용을 떠안아야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사업자로 혁신과 고객 중심을 강조해왔던 만큼 소비자들의 신뢰도 추락도 불가피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갤노트 사태를 겪으면서 막대한 유무형의 비용을 치렀던 만큼 제품 결함 이슈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갤폴드가 고가의 폴더블 1세대 제품인 만큼 업계와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커 최종 출시까지 제대로된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갤폴드 출시 연기 결정으로 26일 예정됐던 갤폴드의 미국 출시는 물론 5월3일 유럽, 5월 중순 국내로 예정됐던 출시 일정도 순차적으로 밀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출시 일정을 수 주 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짧게는 수 주, 길게는 1~2개월 이상 출시가 연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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