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FFLER] "공부에 끝은 없다"…국제회의 통역사가 통역에 나서기까지③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 홍재의 기자 2019.04.2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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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순·김혜미 위스픽 통역사에 물어봄 "국제회의 통역사는 어떻게 통역을 준비하나요?"

국제회의 통역사는 어떻게 통역을 준비할까?국제회의 통역사는 어떻게 통역을 준비할까?


얼마 전 한 셀럽의 영상 하나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논란이 됐어. '국제회의 통역사'로 알려진 이 셀럽이 한국을 찾은 해외 유명인사와 영어로 인터뷰하는 내용의 영상인데 '통역사'라기엔 부족한 영어 실력이 도마에 올랐지.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쓰거나 긴장한 듯 자꾸만 버벅이고, 주제와는 살짝 비껴난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는 바람에 "이 실력으로 어떻게 통역을 하지?" "요즘 이 정도 실력자는 너무 많은데" "진짜 이 실력으로 국제회의 통역 가능한가요?" 등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어.

이쯤되면 '진짜' 국제회의 통역사는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하지 않아? 어떤 능력의 소유자들인지, 얼마나 영어를 잘 하는지, 어떤 일을 하느지, 어떻게 영어를 공부했는지 등등. 그래서 국제회의 동시통역 행사 전문업체 위스픽 소속의 두 '진짜' 국제회의 통역사를 모셔서 이야기를 들어봤어. 수많은 경력에 빛나는 두 국제회의 통역사의 이름과 약력은 이러해.



김지순 위스픽 국제회의 통역사김지순 위스픽 국제회의 통역사
김혜미 위스픽 국제회의 통역사김혜미 위스픽 국제회의 통역사
세 번째로 들어볼 이야기는 '국제회의 통역사의 자기관리'야. 앞에서 국제회의 통역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봤잖아? 국제회의 통역사란 직업이 1년 내내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란 사실도 알게 됐고.

그래서 그런지 위스픽의 두 국제회의 통역사는 한 목소리로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어. 김지순 통역사는 "영어 강사 시절엔 밤새 술을 마신 적도 있었지만 통역 공부를 시작하고 '술을 마시면 기억력이 줄어든다'는 얘기에 술을 마시지 않게 됐다"고 말했어.

김혜미 통역사는 "어려운 자리에서 계속 긴장한 상태에서 통역을 하고 나면 진이 빠지고 체력이 떨어진다"면서 "통역사들이 물론 통역도 잘 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받쳐줘야 된다"고 했어.


통역을 할 때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기억력과 늘 준비하고 훈련해야 하는 통역사로서의 삶을 위해 요구되는 체력을 위해 두 통역사는 틈날 때마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건강식을 챙겨먹는대.

통역사들이 단순히 '언어천재'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국제회의 통역사의 대단함이 느껴지지? 하지만 아직도 이야기가 더 남아 있다는 거.

국제회의 통역사들이 통역을 위해 며칠씩 밤새워 가며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더 놀라게 될 거야. 먼저 통역 일이 잡히면 행사일까지는 죽어라 공부하고 준비하는 시간이라 보면 돼. 통역해야 할 주제와 내용을 파악한 다음 관련된 자료를 있는대로 끌어모아야 하는 게 첫 번째 단계이지. 배경지식을 최대한 넓고 깊게 알아둬야 어떤 상황에서든 제대로 된 통역을 할 수 있을테니.

김혜미 통역사는 "공부에는 끝이란 게 있을 수 없다"고 말했어. 수십년 경력의 전문가들이 하는 말을 모두 이해하고 다른 언어로 전달해야 하는데 2, 3일 공부한다고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겠냐는 거지. 그래서 일이 잡히면 그때까지는 주어진 시간의 100%를 통역을 준비하며 공부하는 데에 쏟는대. 김혜미 통역사는 심지어 하루 통역을 위해 2주일을 준비한 적도 있대.

김지순 통역사는 "예를 들어 새로운 피부과 관련 기기를 출시하는 행사의 통역을 맡는다고 하면 먼저 피부과 기기에 대한 찾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찾아본다"면서 "그 다음 해부학이나 피부과 관련 의학 용어들을 정리한다"고 설명했어.

여기서 끝이 아니야. 연사가 어떤 경력의 소유자인지, 어떤 영어를 구사하는지 등도 미리 파악해야 해. 행사 당일에는 일찌감치 행사장에 도착해서 연사와 인터뷰를 해야 하지. 직접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동안 혼자 공부한 자료들보다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거든.

아직 준비 작업은 끝나지 않았어. 만약 통역을 맡은 행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통역사가 중간에서 쉬운 언어로 풀어줘야 하지만 전문가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오히려 전문가들이 쓰는 전문용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해. "듣는 사람들에 따라 특화된 표현이 나와야"(김지순 통역사) 하기 때문에 청중이 누구인지도 미리 알아둬야 한다구.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말'이 오가는 자리이다보니 현장 상황이 예상과 정반대로 돌아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아서 그걸 자기 것으로 소화했다면 돌발 상황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겠지. 그래서 국제회의 통역사들이 끊임없이 공부하며 대비해 두는 걸테고.

들으면 들을수록 놀랍고 대단한 국제회의 통역사의 이야기. 다음번엔 국제회의 통역사의 영어 공부 방법과 고충에 대해 알아보려 해. 멋지고 흥미로운 국제회의 통역사의 이야기, 앞으로도 쭉 지켜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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