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검 임명에 "난 망했다"…보고서 공개 후 "게임오버"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4.19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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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수사보고서 공개…美 법무장관 "트럼프, 러시아 공모·사법방해 증거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 수사를 맡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임명 소식을 듣고 "난 망했다"(I’m fucked)며 탄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법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이 뮬러 특검의 임명 사실을 보고하자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맙소사. 끔찍해"(Oh my God. This is terrible)라며 "내 대통령직도 끝장났어. 난 망했어"(This is the end of my presidency. I’m fucked)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대상에서 자신을 제외해달라고 수개월 동안 닥달해온 세션스 전 장관을 향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둘 수 있나"라며 질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돈 맥건 전 백악관 법률 고문의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세션스 전 장관에게 뮬러 특검이 "이익이 상충되는 인물이고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말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맥건 고문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주요 법 집행관들을 해임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지시를 수행하지 않았다.



이틀 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리 레완도스키 전 대선캠프 선거사무장을 시켜 세션스 전 장관으로 하여금 러시아 스캔들 관련 조사가 "대단히 불공정하다"고 말하도록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1월 사임한 세션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당신은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세션스 전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대해 "수년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내게 일어난 일들 중 최악"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이날 뮬러 특검 수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워싱턴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의 공모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의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들이 범죄에 해당하는지 판단했어야 했다"며 "뮬러 특검이 그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 스스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은 특검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했고, 선거운동과 백악관 문서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급 참모들에게 자유롭게 증언하도록 지시했고, 그 어떤 특권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부분적으로 뮬러 특검의 법 논리에 동의하지 않았만, 자신과 로즈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특검의 법적인 틀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총 448페이지의 뮬러 특검 보고서는 이날 의회에 제출과 함께 특검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공개됐다.

보고서 공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 좋은 날이다"며 "보고서에 따르면 공모도 없었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상이용사 모임에서 "그런 일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며 "이러한 일의 진상은 규명돼야 하며 다시는 다른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포스터를 오마주한 '게임 끝'(GAME OVER)이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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