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반토막 났어요. 백화점이 영업을 할 때는 직원들이라도 와서 먹었는데 이제 이마저도 없으니 죽을 맛이네요. 뭐라도 들어와야할텐데…."
그는 "주말에는 상황이 더 심하다"라며 "그래도 평일에는 직장인이라도 있지 주말만 되면 사람들이 죄다 터미널 쪽으로 몰려간다. 백화점이 문을 닫은 이후엔 죽은 상권이 됐다"고 토로했다. 주변 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네일숍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예전엔 쇼핑백 들고 오는 손님이 꽤 됐는데, 이제는 없다"며 "다음달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지난 2월 28일 폐업한 이후 1~2층 이벤트 매장과 롯데시네마만 운영 중이다. /사진=김태현 기자
이벤트 매장에서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권모씨는 "2월 28일 영업이 종료한 이후 백화점이 텅 빈 건물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변에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이벤트 매장 내 판매 사원은 백화점 폐업 이후 아르바이트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매각 마감 시한인 5월 19일이 되고, 문을 완전히 닫게 되면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는 "매각이 추진되는 동안 새로운 백화점이나 아웃렛이 들어오면 일은 계속 하겠구나 싶었는데 이젠 희망도 없다"고 토로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1층 정문 입구부터 침구류와 주방 용품을 판매하는 이벤트 매대로 꾸며져 있다. 1층을 화장품과 명품 브랜드를 꾸미는 정상 영업 백화점과는 다른 모습이다. /사진=김태현 기자
롯데백화점은 2017년부터 2년 동안 모두 10차례 인천점과 부평점 공개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몸값을 낮췄지만, 소용 없었다. 10차 공개 매각 당시 인천점과 부평점의 가격은 1149억원, 316억원으로 감정가(2299억원, 632억원)의 절반이다.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매각 마감 시한이 지나면 롯데는 매일 1억3000만원의 강제이행금을 내야 한다.
애당초 '백화점 용도'로 매각하는 게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불과 600m 거리에 초대형 쇼핑몰인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뉴코아아울렛 인천점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경쟁 업체들이 무리해 들어올 리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최근 초대형 쇼핑몰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매장 규모가 작은 인천점과 부평점에 대한 관심이 덜한 건 사실"이라며 "가격 자체는 저렴하지만, 뻔히 보이는 '지는 싸움'을 하려는 업체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