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의 악연' 헌재, 완성형 9인 체제 무너질 위기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4.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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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주식논란에 전량 처분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좌절되면 헌재 9인체제도 흔들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017년 낙마한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이어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49·사법연수원 26기)도 '주식’ 관련 논란으로 임명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이 오는 18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재판관들의 최종 임명이 늦춰지면 헌법재판소의 9인 완성형 체제도 제 모양을 갖추기 어렵다. ‘헌재’와 ‘주식’은 악연이라는 웃지 못할 얘기도 나온다.

지난 2017년 이 전 후보자는 지명된 후 약 20여일 만에 스스로 후보자에서 물러났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주식투자를 통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후였다. 지난달엔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로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아 불구속 기소되기까지 했다. 지난 2013~2015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내츄럴엔도텍 등의 주식 거래로 5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불법적인 정황이 드러나 불구속 기소까지 된 이 전 후보자와는 달리 이 후보자의 경우 아직 뚜렷한 불법이 의심되는 상황은 아니다. 특히 배우자인 오충진 변호사가 주식거래를 전담해 이 후보자 자신은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도 다른 점이다. 지난 12일엔 이 후보자 명의 주식을 전량 매도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헌재에서 가장 기수가 낮은 이영진·김기영 재판관(22기)보다 네 기수 아래라는 점 △40대 여성에 부산대 법학과 출신이라는 점 등으로 주목받았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1988년 헌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성재판관 3명이 동시에 재직하게 되는데다, ‘서울대·50대·남성’으로 대표되는 헌법 재판관들의 다양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자진 사퇴 방식으로 낙마한 이 전 후보자의 전철을 밟게 될지, 아니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후속 재판관의 임명이 빨리 이뤄져야 헌재 기능 마비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헌재는 재판관 9인 체제가 아니면 ‘낙태죄 헌법불합치’와 같은 주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위헌' 결정을 내리려면 6인 이상이 위헌이라고 판단해야 하는데 재판관 수가 8인 또는 사건 심리 최소 숫자인 7인이어도 위헌정족수는 6명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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