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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소로스, 누가 더 투자고수일까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19.04.1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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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가치투자의 워런 버핏 vs 모멘텀 투자의 조지 소로스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투자자는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다. 우연찮게도 두 사람 모두 1930년 8월에 태어났지만 성장과정은 정반대다. 주식 중개인 아버지를 둔 버핏은 미국이 대공황의 터널을 지나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세계 최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실을 고스란히 누렸다. 버핏은 자주 “자신은 1930년에 미국에서 태어나는 로또에 당첨됐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버핏 같은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 소로스의 조국인 헝가리는 나찌 독일의 강요로 독일과 동맹관계를 맺었고 제2차 세계대전에 추축국(=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탈리아·일본이 형성한 동맹)으로 참가하면서 미국의 반대편에 섰다. 1947년 소로스는 영국으로 이민하면서 비로소 자본주의 세계에 들어왔다.

◇가치투자의 워런 버핏



지난 2월 글로벌 헤지펀드인 AQR 캐피탈이 ‘슈퍼스타 투자자들’(Superstar Investors)이라는 보고서에서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등 걸출한 투자자들의 투자성적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팩터투자'(factor investing)라는 틀을 통해 버핏과 소로스의 투자수익률을 분석했다.

팩터투자는 가치, 모멘텀, 퀄리티, 로우볼, 사이즈 등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factor) 중 하나에 집중해서 투자하는 방식이다. 가치는 저평가 여부, 모멘텀은 최근 주가 상승 추세, 퀄리티는 높은 재무 건전성 위주로 투자를 결정한다. 또한 로우볼(low volatility)은 저변동성 여부, 사이즈는 중소형주에 중점을 두고 투자대상을 고르는 것을 말한다.

버핏은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다. 2008년 사업보고서에서 버핏은 “양말(socks)이든 주식(stocks)이든, 나는 가격이 싸졌을 때 질 좋은 물건을 사고 싶다”는 표현을 쓴 적도 있다.

AQR 캐피탈 보고서가 분석한 버핏의 투자기간은 1977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다. 이 기간 동안 버핏이 운영한 버크셔해서웨이 수익률은 연간 평균 17.6%로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6.9%)을 10.6%p 상회했다.

위험 대비 수익률을 측정하는 샤프지수도 0.74를 기록한 버크셔가 미국 주식시장의 0.45보다 높았다. 동일한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보고서는 회귀분석을 통해서 시장, 가치, 저위험, 퀄리티 등 4가지 팩터의 수익률 공헌도를 분석했다.

버핏의 수익률(17.6%) 중 시장의 공헌은 6.8%에 달했다. 버핏이 운이 좋았다고 말한 것처럼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이 버핏의 수익률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그 다음은 퀄리티(3.4%), 저위험(2.6%), 가치(1.2%) 순이었다.

결국 버핏은 재무 건전성이 높고(퀄리티) 주가 변동성이 낮은(저위험) 저평가된 주식(가치)을 사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 거기다 버크셔 산하의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버핏은 float로 부른다)을 이용해서 레버지리 효과까지 누렸다.

◇모멘텀 투자의 조지 소로스

반면 조지 소로스는 대표적인 모멘텀 투자자다. 주식에 집중하는 버핏과 달리, 소로스는 글로벌 경제흐름에 따라 통화를 대규모로 거래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92년 영국 파운드화 투기에서 영란은행을 굴복시킨 일이다. 소로스는 약 10억 달러를 벌었고 ‘영란은행을 무너뜨린 남자’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소로스가 운영한 퀀텀펀드는 1985년 3월부터 2004년 5월까지 연평균 수익률 20.2%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은 7.8%에 불과했다. 무려 12.4%p에 달하는 연간 초과수익률을 달성했다.

소로스는 버블생성과 붕괴를 다룬 ‘붐 앤 버스트’(boom and bust) 이론과 ‘재귀성’(Reflexivity) 이론으로 유명하다. 전자는 가격과 가치 사이의 부정적·긍정적 피드백, 후자는 자기강화적인 긍정적인 피드백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AQR은 소로스가 운영한 퀀텀펀드의 팩터를 시장, 추세(주식, 자산 클래스) 통화(모멘텀, 가치)로 나눠서 분석했다. 예상했던 대로 추세(trend)가 차지하는 비중이 모두 14.1%에 달했다. 이중 다양한 자산을 옮겨 다니며 투자하는 소로스의 투자방식을 반영하듯 자산클래스가 10.6%을 기록했고 주식은 3.5%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통화(currency)는 모멘텀이 2.8%, 가치가 1.2%를 기록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버핏과 소로스의 투자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AQR은 버핏의 수익률이 마켓 타이밍보다는 투자스타일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반면 소로스는 익스포저(=투자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마켓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런 노력이 초과수익률을 올리는 데 크게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위대한 투자자의 성공 요인(factor)은 뭘까? AQR은 버핏과 소로스 같은 위대한 투자자의 성공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자신 만의 투자스타일을 장기간 지속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스타일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었고 인내, 능력 및 장기적인 시각이 수반됐을 때 비로소 그들은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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