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긴급대피" 날벼락맞은 리조트 투숙객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조성훈 기자 2019.04.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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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점 인근 일성·한화·신세계영랑호 리조트 등 투숙객 수천여명 긴급대피…일부 화재피해 발생

【원주=뉴시스】권순명 기자 = 지난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 고성군과 속초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5일 새벽 1시30분께 속초 한화콘도 인근에 불이 번지고 있다.2019.04.05.   gsm@newsis.com【원주=뉴시스】권순명 기자 = 지난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 고성군과 속초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5일 새벽 1시30분께 속초 한화콘도 인근에 불이 번지고 있다.2019.04.05. [email protected]


【속초=뉴시스】김태겸 기자 = 4일 오후 11시46분께 강원 속초시 속초IC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장천마을 일대로 번지고 있다. 2019.04.05.  patk21@newsis.com【속초=뉴시스】김태겸 기자 = 4일 오후 11시46분께 강원 속초시 속초IC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장천마을 일대로 번지고 있다. 2019.04.05. [email protected]
강원도 속초와 고성, 강릉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여행레저 업체와 투숙객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일부 발화점과 가까운 콘도와 리조트들은 갑작스러운 산불에 투숙객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5일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현대 오일뱅크 맞은편 변압기가 폭발해 산불이 발생했다. 초속 10~20m가량의 강풍을 탄 산불은 밤 사이 속초시까지 옮겨 붙었다.



고성과 속초 지역에 위치한 대형 콘도와 리조트들은 화재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발화점과 가까운 설악산 인근 일성콘도와 한화콘도 등의 피해가 컸다.

이들 업체들은 화재대응 매뉴얼에 따라 일찍부터 투숙객들을 긴급 대피시키거나 귀가시키며 인명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건물 내에 많은 인원이 머무는 숙박시설 특성상 시기를 놓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투숙객들도 산불이 심상치않게 번지자 한밤 중에 서둘러 짐을 싸고 대피에 나섰다.



미시령인근에 위치한 한화리조트의 경우 이날 1500여객실 중 300여실에 투숙객이 머물고 있었는데 화재발생 직후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한화설악 쏘라노 골프장 일부와 드라마세트장 '씨네라마'에 불이 옮겨 붙는 등 피해를 입었다. 리조트 관계자는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통에 투숙객을 대피시키는 작업이 긴박했다"면서 "다행히 본관 건물이나 객실에 불이 옮겨 붙지 않았으며 현재 남아있는 투숙객은 없고 리조트 주변 불길도 잡힌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명리조트가 운영하는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는 바람 방향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화재 발생지와 인접해 있지만 강풍이 부는 방향과 반대쪽에 위치해 골프장 일부에 불이 붙은 것 외에 큰 피해는 없었다는 것. 해당 리조트는 단체 투숙객을 인근 리조트 등으로 대피시키고 일반 가족 단위 투숙객은 귀가 조치했다. 아직 객실에 남아 상황을 살피는 투숙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경우 산불이 번졌던 영랑호에 인접해 우려가 컸다. 리조트측은 고객들을 긴급대피 시킨뒤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다행히 건물과 주요시설에 불이 옮겨붙지는 않았으나 부지내 산림과 일부 시설이 불타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260여 객실과 골프장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세계 임직원들이 주로 이용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부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현재까지는 크지 않은 규모"라면서 "대부분 투숙객들은 4일밤 자발적으로 대피했고 일부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롯데리조트속초의 경우 외옹치항 인근에 위치해 직접적인 화재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투숙객들이 대부분 잔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속초리조트는 직원, 협력사 가족 대피용으로 긴급히 40개의 객실을 제공했다. 롯데리조트측은 "지리적으로 산불지역과는 떨어져 피해는 없었다"면서 "직원과 협력사 가족들이 산불로 대피할 곳이 없어 일단 가능한 객실을 대피장소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들 콘도·리조트들은 당장 큰 피해는 없었지만 당분간 정상 운영이 어려워 영업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현장 정리 단계에 있지만 아직 주변 화재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예약취소 문의도 생기고 있어 당장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명리조트는 이날 방문 예정인 투숙객에게 연락해 예약 취소 등을 안내하고 있다. 롯데속초리조트도 자연재해인 점을 고려, 일요일까지 취소 수수료를 받지않기로 했다.

한편 이번에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여행 업계의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행 혜택을 제공해 봄·가을 비수기 여행 활성화를 꾀하는 정부의 '2019 봄 여행주간'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봄 여행주간 테마 프로그램에는 이번 화재가 발성한 고성 지역이 포함돼 있다.
【속초=뉴시스】김태식 기자 =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시내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영랑호 콘도 일대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2019.04.04.(사진=독자 김순대씨 제공)   photo@newsis.com【속초=뉴시스】김태식 기자 =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시내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영랑호 콘도 일대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2019.04.04.(사진=독자 김순대씨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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