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이엑스티, 'PF·SAP공법'으로 제2의 도약 나선다

더벨 강철 기자 2019.04.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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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식 대표 "꾸준한 성장 이끌며 종합 건설기업으로 발돋움"

더벨|이 기사는 04월04일(16:11)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의 건설 기초 및 파일 컨설팅 기업인 이엑스티 (319원 0.00%)(EXT)는 지난달 장원테크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2004년 설립 후 처음으로 이뤄진 최대주주 변경에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엑스티는 최대주주 변경에 맞춰 '제2의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퀀텀점프(Quantum Jump)를 이끌 신성장동력은 PF·SAP공법이다. 두 공법으로 토대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종합 건설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 Ext-Pile로 성장한 Top 건설 컨설팅 기업…30년 경력 강정식 대표 영입

이엑스티는 2004년 설립된 건설 기초 및 파일 컨설팅 기업이다. 건설 현장에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법과 제품을 개발한다.

주력 제품은 'Ext-Pile'이다. Ext-Pile은 기초 공사 과정에서 쓰이는 PHC파일의 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제품이다. 빌딩, 아파트, 교량, 육교, 플랜트, 옹벽, 물류창고 등 다양한 건설 현장에서 쓰인다. IS동서, 동양파일, 아주산업, 코리아오토글라스 등 국내 메이저 제조사들은 Ext-Pile을 부착한 파일을 양산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IT 부품사인 장원테크다. 장원테크는 지난달 특수 관계인들과 이엑스티 지분 60%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를 통해 주력 사업인 경량 금속소재 제조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경영권 확보에 맞춰 강정식 대표를 이엑스티를 이끌 최고 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강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국내 건설사에서 30년 가까이 재직한 베테랑 건설인이다. 전국의 건설 현장을 돌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강 대표는 "이엑스티는 건설 기초와 파일 컨설팅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설계, 시공, 재료관리 등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건설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신성장동력 'PF·SAP공법'…미래 책임질 핵심 기술

이엑스티의 사업군은 크게 제조·기술용역과 건설로 나뉜다. 제조·기술용역 부문의 핵심이 Ext-Pile이라면 건설 부문을 대표하는 기술은 PF(Point Foundation)공법과 SAP(Screw Anchor Pile)공법이다. 두 공법은 이엑스티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엑스티의 대표 특허 중 하나인 PF공법은 아파트 지하 주차장, 연립주택, 물류센터, 공장, 철도역사 등 중저층 구조물의 기초에 최적화한 기술이다. 공사 현장의 토질과 성분을 정교하게 분석해 지반을 개량한다. PF공법을 적용하면 땅에 파일을 삽입하지 않고도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가능하다.

파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원가 절감과 공기 단축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소음과 폐기물이 없는 친환경 공법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PF공법을 '건설 신기술'로 지정했다. 이엑스티는 앞으로 PF공법을 적용하는 현장이 더 많아지도록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SAP공법은 스크류를 부착한 고강도 강관으로 구멍을 뚫어가며 구조물을 설치하는 기술이다. 건물 리모델링, 기초 보강, 수직증축, 철도시설 구축 등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SAP공법을 적용할 경우 협소한 공간에서도 시공이 가능하다. 지층 여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지녔다.

특히 일본처럼 지진이 잦은 지역에서 최적의 효과를 발휘한다. 실제로 이엑스티는 일본 코어기술연구소와 MOU를 맺고 SAP공법 기술 이전에 관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SAP공법 역시 2013년 국토교통부의 건설 신기술로 지정됐다.

◇ 내진·철도에 특화…해외에서 먹거리 찾는다

이엑스티는 PF·SAP공법을 필두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먹거리 발굴은 해외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등을 전략적 거점으로 설정했다.

현재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베트남이다. 지난해 하노이에 설립된 베트남법인(EXT Vina)은 현지 건설사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활발하게 PF공법을 전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노이 남부에 위치한 닌빈(Ninh Binh)에서 PF공법을 적용한 건물을 안전하게 완공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는 전반적으로 지반이 약하다. PF공법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엑스티는 앞으로 베트남법인을 통해 인도네시아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의 몇몇 건설사로부터 협업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지진이 잦은 일본 역시 이엑스티가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시장이다. 이엑스티는 현재 일본의 사업 파트너들과 실질적인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PF·SAP공법을 적용한 구조물에서 피해 사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점은 향후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지진이 잦아지고 있다. 정부는 경주·포항 지진 발생 후 국내 건축물의 내진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맞춰 공공 구조물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기초 보강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PF·SAP공법의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엑스티 관계자는 "기초 보강이 이뤄지는 현장은 작업 공간이 대부분 협소하기 때문에 SAP공법 적용에 대한 잠재 수요가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지반 액상화의 대응책으로도 SAP공법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경협의 중심에 있는 철도는 이엑스티가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시장이다. PF·SAP공법은 철도 공사에도 가장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이엑스티는 남북 경협이 이슈가 될 때마다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거론된다.

PF공법은 철도선로 공사를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지반 침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다. 철도 운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진동 하중에 의한 추가 침하도 억제한다. 기존 공법 대비 공사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SAP공법은 철도역사 리모델링, 고속철도 상부지반 보강 등에 적용된다. 최근에는 선로변을 따라 신설되는 전설주의 기초로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 오류동역, 용산역, 장성역은 이 공법을 토대로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한창인 KTX 나주역은 SAP공법을 기반으로 증축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10월 준공 예정이다.

이엑스티는 앞으로 남북 경협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며 맞춤형 성장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번에 이철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철도 공사 추진 과정에서 여러 자문을 얻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 전 사장은 코레일 최고 경영자, 국제철도연맹 의장, 희망래일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 최고의 철도 전문가로 꼽힌다.

◇ 종합 건설사로 성장…사회공헌활동도 적극 나선다

이엑스티는 2018년 설립 후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PF와 SAP 모두 2017년보다 매출 규모를 늘리며 역대급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SAP공법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도 작년 못지 않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엑스티는 기초부터 토목과 건축을 아우르는 종합 건설사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시공, 토목, 종합건축 면허는 이미 취득했다. 이를 토대로 설계, 시공, 재료관리 등 전 영역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업무 외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도 활발하게 나설 계획이다. 이엑스티는 독거 노인 집 수리, 우물 파기, 김장 김치 전달 등의 다양한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해비타트와 연계해 진행하는 독거 노인 집 수리는 조만간 100채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중장기 퀀텀점프를 위해서는 직접 시공 역량을 키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회공헌 활동 외에 임직원의 복리후생을 증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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