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동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언론과 기업, 전문가와 정부 등에 대한 신뢰는 익명의 사람들에게로 옮겨갔다. 낯선 사람의 차에 올라타고 낯선 사람의 집에 머물며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일들이 신뢰의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알리바바,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했다.
인터넷으로 가정과 베이비시터를 연결해주는 업체 ‘어번시터’는 베이비시터를 먼저 예약한 페이스북 친구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개념’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다.
중국이 관시(관계)라는 전통적 신뢰에서 ‘분산 신뢰’로 이동이 가능했던 건 알리바바가 시도한 온라인 구매자와 판매자의 신뢰 구축 덕분이다. 산업사회의 주요한 신뢰인 법이나 계약 등으로 구성된 제도적 신뢰를 한 단계 넘어선 시도였던 셈이다.
저자는 “미지의 대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주어야만 신뢰 도약이 이뤄지고 신뢰 도약이 이뤄질 때 새로운 가능성과 관계가 형성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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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흐름출판 펴냄. 448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