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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할담비', 힙합까지 섭렵?(영상)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김소영 기자 2019.03.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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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뷰]'미쳤어' 열창…전국노래자랑이 낳은 스타 지병수 할아버지

편집자주 #할담비 #지병수 #미쳤어_할아버지 #전국노래자랑 해시태그(#) 키워드로 풀어내는 신개념 영상 인터뷰입니다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귀여우시다"는 기자의 말에 지병수씨가 환히 웃고 있다./사진=김소영 기자"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귀여우시다"는 기자의 말에 지병수씨가 환히 웃고 있다./사진=김소영 기자




"내가 귀여워요? 다들 나보고 귀엽대. 내가 귀엽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해봤는데."


70대의 나이에 자신 안의 '귀여움'을 발견한 이가 있다. '할담비', '미쳤어 할아버지' 등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 전국구 인기 스타 지병수씨(77)다.

지씨의 데뷔(?) 무대는 KBS '전국노래자랑'이다. 그는 지난 24일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손담비의 '미쳤어'를 열창했다. 특유의 박자감, 귀여움과 요염함을 동시에 뽐내는 안무로 시청자를 순식간에 매료시켰다.



지씨의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나미의 '인디언 인형처럼', 박진영의 '허니' 등을 부르는 모습도 공개돼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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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에 전국노래자랑서 실수도…"춤 제대로 못 추고 가사도 틀렸는데, 다들 눈치 못 채더라고?"


손담비 가면을 든 지병수씨. 사진 포즈를 요청하자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사진=김소영 기자손담비 가면을 든 지병수씨. 사진 포즈를 요청하자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사진=김소영 기자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할담비' 지씨를 만났다. 1층 출입문 앞에서 마주친 지씨는 주변인들에게 둘러싸여 정신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생긴다. 노래자랑 끝나고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해준다. '진짜 재밌었습니다', '너무 귀여웠습니다' 말을 해주니까 정말 좋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인기 탓에 '한턱 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지씨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인기상을 탔다. 상금도 받았다. 그걸 아는 사람들이 한턱 쏘라고 한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관장님은 '아는 사람 많아서 커피 다 사려면 모자를건데'라고 걱정도 해줬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근 지씨는 본명보다 '할담비'란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린다. 할담비의 스케줄표엔 인터뷰 일정이 가득 차 있다. 광고 제의도 벌써 2~3편 들어 왔다고. 연락이 하도 많이 와 정신없을 지경이다. 그저 노래하는 게 좋아서 출연했던 전국노래자랑이 지씨의 일상을 바꿔놓은 것.

"지나가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어? 미쳤어다' 그래요. 전에는 복지관에 와도 인사가 별로 없었거든요. 오늘도 인터뷰 전에 밥을 조금 먹고 왔는데, 식당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이 '식사 맛있게 하세요', '노래 정말 좋았어요' 하면서 인사해주더라고요. 뿌듯해요."

지씨는 자신을 '핫스타'로 만들어 준 전국노래자랑 뒷 이야기도 풀어놨다. 평소 춤과 노래를 즐기던 그였지만 막상 무대에 서니 긴장감이 몰려 왔다.

"노래방 같은 데선 가사가 다 나오잖아요. 그때는 제대로 해요. 그런데 (전국노래자랑에서) 앞에 아무것도 없이 노래하려니 긴장이 무진장 됐어요. 춤도 제대로 안 나오고, 옛날에 하던 가락이 별로 안 나왔어요. 중간에 약간 가사 실수도 했는데 내가 다 매꿨죠. 듣는 사람들은 잘 모르더라고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인터뷰 도중 즉석에서 '미쳤어' 의자춤을 선보인 지씨./사진=김소영 기자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인터뷰 도중 즉석에서 '미쳤어' 의자춤을 선보인 지씨./사진=김소영 기자
전국노래자랑에서 '미쳤어' 트레이드 마크인 의자춤을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도 전했다.

"원래 노래방 가면 의자 갖다 놓고 불러요. 손담비처럼은 못 해도 다리 꼬고 앉았다가 뒤로 돌아서 의자 잡고 고개 흔들고, 다시 앉아서 다리 꼬고 하는데…. 노래자랑은 1절만 불러서 의자춤 추면 1절의 반이 가버리거든요. 표정 연기를 다 못해요. 그래서 PD가 의자 치우고 서서 하자고 해서 알았다고 했어요."

'할담비' 인기 비결 중 하나는 파격적인 선곡. 지씨가 '미쳤어'를 선택한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그저 노래가 몸에 '딱' 맞았을 뿐이다. 그는 "손담비 노래가 내게 맞다. 트로트든 발라드든 노래 가사 뜻을 알고 불러야 정확히 부르는 거다. 다른 건 없다. 가사를 듣는 순간 '이 노래는 내 노래다'라는 느낌이 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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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반부, 홍삼 음료수를 건네자 지씨는 즉석에서 '홍삼 CF'를 선보였다. 안경까지 벗은 그는 순식간에 광고 모델로 변신했다./사진=김소영 기자인터뷰 후반부, 홍삼 음료수를 건네자 지씨는 즉석에서 '홍삼 CF'를 선보였다. 안경까지 벗은 그는 순식간에 광고 모델로 변신했다./사진=김소영 기자
시청자를 사로잡은 지씨의 노래 실력과 무대 매너는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알고 보면 해외 활동 경력까지 있는 '가무(歌舞) 베테랑'이다.

"옷장사, 술장사했는데 잘 안 됐어요. 이매방 선생님 제자 임이조 선생님이 내가 하던 술집에 놀러와서는 '형님 끼로 우리 학원에 와서 애들 가르치면서 춤을 더 배우세요'라고 했어요. 그렇게 한 3년을 학원에서 지내니까 그 선생이 일본에 있는 업소 오디션을 보라고 하더라고. 그걸 합격해서 일본 나고야, 오사카, 고베 등에서 6~7년 공연했어요. 한국 무용이랑 민요가 일본에서 인기 있을 때라서 돈도 조금 벌었어요."

약 10년 전 일본에서 식당 일을 도울 땐 '카라 미스터 부르는 한국 할아버지'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일을 돕던 일본 가게에 일본 아이들이 왔어요. 한국 노래 중 뭐가 제일 좋냐고 물어보니 카라 '미스터'를 좋아한대요. 그땐 한국, 일본에서 카라가 최고였거든요. 애 아버지가 미스터 좀 불러달라고 해서 불러줬죠. 그 후로 '이 가게 가면 한국 할아버지가 미스터 불러준다'고 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많이 왔어요."

장르를 가리지 않는 '할담비' 지씨. 집에서 혼자 터득한 힙합 그루브를 뽐내고 있다./사진=김소영 기자장르를 가리지 않는 '할담비' 지씨. 집에서 혼자 터득한 힙합 그루브를 뽐내고 있다./사진=김소영 기자
지씨는 힙합에 도전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힙합 안무와 랩을 집에서 혼자 연습하려고 했는데 어려워서 잘 안 됐다. 지나가다 힙합 가르쳐 준다는 학원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젊은 선생이 어떻게 왔냐고 물어서 '힙합 동작 좀 배우려고 왔다'고 했더니 노인들은 수업 안 해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나와버렸다"며 "거기서 몇 동작을 배웠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지씨가 노래만큼 사랑하는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옷'이다.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입었던 양복도 체크무늬 평상복이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집에 옷이 한 가득이다. 이사할 때마다 이사를 돕는 사람들이 "혹시 연예인이냐"고 물어볼 정도다.

"옷 입는 게 취미예요. 옷을 살 때 거기에 맞는 신발이랑 양말을 꼭 사요. 다음날 입을 옷은 자기 전에 미리 생각해두고. 셔츠, 조끼, 겉옷까지 코디를 직접 다 해서 입어요. 옷이 너무 많아서 가끔 '내가 미쳤나' 하는 생각도 들죠. 그럴 땐 '옷을 안 샀어도 어차피 그 돈은 없었겠구나'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할담비'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지씨. 그는 "더는 바라는 것이 없다"고 한다. 지금처럼 좋아하는 것 마음 대로 하면서 사는 게 소원이다.

"항상 미소 지으면서 다녀요. 습관적으로. 웃으면서 다니면 조금이라도 젊어질 것 같아서요. 하고 싶은 노래 신나게 하면 또 더 젊어지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게 행복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제 나이가 많으니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 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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