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하드웨어'→'서비스' 대전환…그런데 한달에 얼마?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2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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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컨텐츠에 1조 투자, 넷플릭스는 9조…"중요한 게 빠졌다, 가격이 공개 안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5일(현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의 미디어 행사에 출연,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플러스(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5일(현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의 미디어 행사에 출연,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플러스(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8년. 애플이 '하드웨어'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비디오, 게임, 뉴스 등 컨텐츠의 포털(관문)이 되겠다는 야심이다.

그러나 전세계 최강자 넷플릭스가 버티고 있는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가격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의문을 남겼다.



◇스필버그·윈프리 영입…100여개국 서비스

애플은 현지시간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잇츠 쇼 타임'(It 's show time)이란 제목의 미디어 행사를 열고 자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플러스(TV+)'를 공개했다.



기존 애플 TV가 셋톱박스 형태로 TV에 연결해 이용했던 것과 달리 애플 TV+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원클릭 가입형 서비스를 표방한 애플 TV+는 HBO, 쇼타임(Showtime), 스타즈(Starz), 에픽스(Epix) 등의 콘텐츠를 한번만 가입하면 이후 별도로 로그인할 필요없이 즐길 수 있다. 애플은 "당신이 선호하는 방송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골라 온디맨드(on-demand ) 방식으로 광고 없이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TV 앱은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 TV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 맥 컴퓨터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비지오 등의 스마트 TV 또는 로쿠, 아마존 파이어 TV에서도 이용이 가능해진다. 애플 TV+는 오는 5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개시될 예정이며 전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애플은 자체 컨텐츠 제작을 위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과 영화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등을 영입했다. 이들은 이날 애플의 미디어 행사에 깜짝 등장해 무대 위에서 애플 TV+의 자체 컨텐츠들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나 서비스 이용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 애플, 컨텐츠에 1조 투자…넷플릭스는 9조

아이폰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에 처한 애플이 거대한 규모로 성장한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선 셈이다. 지난해 전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426억달러(약 48조원)로, 411억달러(약 47조원)의 글로벌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을 사상 처음 추월했다. 이미 전세계에서 10억여개의 아이폰 등 자사 가기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애플의 상대적 강점이다.

그러나 애플이 비디오 컨텐츠 분야에서 잔뼈가 굵고 이미 막강한 자본력까지 갖춘 넷플릭스 등의 스트리밍 강자들을 상대로 충분한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애플은 자체 컨텐츠에 연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넷플릭스의 지난해 컨텐츠 제작 비용인 80억달러(약 9조원)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또 넷플릭스는 이미 전세계 1억40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이들의 시청 데이터를 토대로 강력한 자동 추천 알고리즘까지 갖추고 있다.

e마케터의 폴 버나 애널리스트는 AP통신에 "애플의 스트리밍 시장 진입은 너무 늦었다"며 "이 시장은 이미 넷플릭스가 기준을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최강자 넷플릭스에는 미치지 못한 채 아마존, 디즈니, AT&T 등과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신규 서비스 공개에도 불구하고 1.2% 하락했다.

◇"중요한 게 빠졌다…가격이 공개 안 됐다"

애플은 이날 비디오 스트리밍 외에 뉴스 구독 서비스와 자체 카드, 게임 패키지 서비스 등도 선보였다. 이날 애플이 내놓은 뉴스 구독 서비스 '애플 뉴스플러스(뉴스+)'를 이용하면 매달 9.99달러(약 1만1000원)로 약 300개 언론사와 잡지사의 기사를 읽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스앤젤레스(LA) 타임즈, 보그, GQ 등이 서비스에 참여했다.

애플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자신들은 구독자들이 어떤 기사를 읽었는지 추적할 수 없고, 광고업체들도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며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을 강조했다.

'애플 카드'는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애플 카드는 모든 사용액에 대해 1% 캐시백을 제공하고, 애플 페이를 통한 결제는 2% 캐시백, 애플 관련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결제시 3% 캐시백을 제공한다. 연회비와 연체료는 없고, 애플 카드 이용자는 아이폰의 앱을 통해 분야별 카드 사용액과 결제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애플은 자사 제품을 통해 100개 이상의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비디오 게임 패키지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도 소개했다. 올 가을 출시될 이 서비스는 게임을 한번 내려받으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날 애플의 신규 서비스 발표에 대해 "이상하게도 중요한 것이 빠졌다"며 "뉴스를 제외한 모든 서비스의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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