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트럼프 면죄부 vs 경기침체 공포···갈팡질팡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26 06:15
글자크기

뮬러 특검, 트럼프 혐의 입증 실패로 불확실성 해소…이틀째 장단기 금리역전

[뉴욕마감] 트럼프 면죄부 vs 경기침체 공포···갈팡질팡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로부터 사실상의 '면죄부'를 받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혔지만, 장단기 금리역전에 따른 경기침체(Recession) 공포가 증시를 짓눌렀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급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14.51포인트(0.06%) 오른 2만5516.83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35포인트(0.08%) 하락한 2798.36을 기록했다. 금융주와 기술주들이 특히 부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5.13포인트(0.07%) 내린 7637.5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은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과 애플을 제외하곤 모두 올랐다. 이날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를 공개한 애플은 1.2% 하락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와 트럼프 대통령 측의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등을 수사해온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이 증시에선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및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과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힘을 받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뮬러 특검의 최종 보고서를 요약해 전날 미국 상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4페이지 짜리 서한에 따르면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 또는 트럼프 대선 캠프 관계자들이 고의로 러시아 측과 공모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 사태가 이어지며 경기침체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미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장중 2.38%까지 떨어지며 지난 22일에 이어 또 다시 3개월물 금리(2.45%)를 밑돌았다. 미국에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오히려 낮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은 2007년 9월 금융위기 당시 이후 약 12년만에 처음이다.

장기채는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긴 만큼 위험 부담이 커 단기채보다 수익률, 즉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 자금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뜻으로, 통상 '경기침체'의 징조로 여겨진다.

이번 경우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비둘기'(통화완화주의)적 행보가 장기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연준은 지난 20일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하고, 사실상의 '양적긴축'(TQ) 정책인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도 9월말 조기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도 시장의 불안감을 더했다. EU(유럽연합)와의 제3차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승인을 추진 중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아직 충분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 표결을 27일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당초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3개월 연장해 달라고 EU에 요청했다.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이번주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의결하면 5월22일까지, 부결시키면 4월1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키로 했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12% 내린 96.52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일 대비 0.74% 상승한 온스당 132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통상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센트(0.07%) 오른 59.0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22센트(0.33%) 오른 67.25달러에 거래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