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화폐단위 변경 논의할 때"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한고은 기자, 이재원 기자, 박선영 인턴기자 2019.03.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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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이주열 한은 총재, 국회 업무보고 "적극적 재정 필요, 경제성장 하향리스크 확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논의 주체는 정치권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은 업무보고에서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따르기 때문에 논의를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회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공론화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안에 "그건 좋다"라며 공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한은은) 당사자라 결론을 내고 (연구)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 수 있어 먼저 거론하는 것은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총재는 경기 하강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 총재는 "재정이든, 통화든 완화적으로 가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며 "지금 통화정책은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완화적 기조"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재정지출 증가율을 10%대로 늘린 것을 감안하면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했다고 보지만 과거에는 초과세수 영향으로 결과적으로 재정이 확장적이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권고 등으로 9조~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인데 어느 정도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시장에서 (성장률) 하향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진게 사실"이라며 "그 전보다는 여건이 나빠진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IMF의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권고에는 "IMF는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다 완화적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완화정도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수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결정했는데, 그 결정이 지금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입수되는 데이터를 분석해보고, (미중 무역협상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어떻게 흘러갈지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완화적인 기조를 강화한 데 대해 "확장적으로 간다는 것은 아니고 완화정도를 줄이는 속도를 멈춘 것이며, 일단 흐름을 지켜보며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까지 금리인상이 1차례 필요하다는 것이 미 연준의 입장이라는 점도 짚었다.

이 총재는 이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 인상 일정에도 변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멈춘 상태고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종래 생각했던 스케줄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여러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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