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판 디즈니랜드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9.03.2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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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권승조 카카오IX 대표…"일본, 중국 카카오 캐릭터 인기 실감"

1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권승조 카카오 IX 사무실에서 권승조 대표가 카카오IX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1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권승조 카카오 IX 사무실에서 권승조 대표가 카카오IX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카카오판 디즈니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권승조 카카오IX 대표(42)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사업의 숙원과제로 ‘카카오프렌즈 테마파크’를 꼽았다.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소재로 한 테마파크를 짓겠다는 야심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한류 콘텐츠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랜드마크 명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 대표는 “테마파크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한번에 ‘짠’하고 만들 수는 없지만 연내 가시적인 계획들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카카오IX에 건축팀과 외식사업팀을 뒀다. 테마파크 후보부지도 물색 중이다.



 그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에 가면 캐릭터도 있지만 음식, 호텔 등 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 경험이 있다”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뿐 아니라 차별화한 경험과 공간을 서비스한다는 개념으로 테마파크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 3월 카카오프렌즈 대표로 내정됐을 당시부터 테마파크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일본, 중국 등 최근 진출한 해외시장에서 반응이 좋다는 점도 그가 테마파크사업의 조기 착수를 검토하는 이유다.



 카카오IX는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일본·중국 캐릭터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카오IX가 글로벌 데뷔전을 치른 일본시장의 반응은 꽤 성공적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도쿄 오모테산도 1층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에는 개장 첫날 수만명이 몰려드는 등 인기명소로 급부상했다.

이달 9일부터 24일까지 도쿄 츠타야서점 다이칸야마 지점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한 팝업 스토어에도 첫날부터 대기행렬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권 대표는 흥행요인으로 철저한 시장분석과 투자를 꼽았다. 그는 “일본 현지 이용자 조사를 수차례 진행했다”며 “한류열풍을 통해서 인지도가 형성되어 있는 어피치를 대표 캐릭터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반응이 좋아 우리도 놀랄 정도였다”며 “올가을엔 어피치에 이어 라이언이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시장에도 첫발을 내디뎠다. 카카오IX는 이달 8일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티몰과 2위 징둥닷컴에서 각종 캐릭터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상하이에서 진행한 대형 팝업 전시에도 수십만 명의 현지인이 몰려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미국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첫 진출지역으론 서부 캘리포니아가 유력하다. 권 대표는 “현재 서부 캘리포니아에 연락사무소를 만들고 협력사 제휴 미팅을 시작했다”며 “미국에 여러 매장을 보유한 백화점에서 입점 러브콜도 들어왔고 유통사업자들의 사업 제안도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인형을 많이 판다는 접근보다 캐릭터를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한국음식이나 문화를 같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 형식을 잘 살릴 수 있는 접근방식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내에서는 지역사회와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카카오IX는 제주공항 JDC면세점에 ‘카카오프렌즈 스토어’를 열었다. 처음으로 특정 지역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인 것. 제주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 ‘프렌즈 인 제주’를 테마로 ‘감귤’ ‘해녀복’ ‘야자수’ 등 제주도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들을 캐릭터에 입혀 매진행렬을 기록했다. 권 대표는 “카카오 굿즈를 사기 위해 제주도를 일부러 들르는 관광객이 있을 만큼 반응이 좋았다”며 “국내 주요 도시에서 콜라보레이션 요청이 많았고 새로운 지역 특화 카카오를 선보이기 위해 지역과 어우러진 캐릭터 디자인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1년을 앞둔 그는 “지난해가 일본, 중국 등 해외투자를 비롯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성장의 그림을 그린 해라면 올해는 그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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