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종, 봄은 오는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3.21 16:01
글자크기

삼성전자 4%, SK하이닉스 7% 상승…라이벌 美 마이크론 감산소식·실적 바닥 시그널 덕분(종합)

반도체 업종, 봄은 오는가


반도체 업종에 드디어 봄이 찾아올까. 20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이후 이 같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에서 업황 바닥 시그널, 공급 조정을 통한 가격 회복 기대감, 적어도 두 가지 희망은 찾은 듯 하다.

21일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는 전일대비 1800원(4.09%) 오른 4만5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171,000원 ▼600 -0.35%)는 5400원(7.66%) 뛴 7만59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2위 종목이 크게 오르면서 코스피 지수도 상승마감했다.



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영향이 크다. 마이크론은 2분기(12월~2월) 매출액 58억4000만달러, 영업이익 19억6000만달러를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4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33.5%다. 이번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매출 58억3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해 낮아진 눈높이에 부합했다.

마이크론은 이어 컨퍼런스콜에서 수급 불균형 해소와 재고 조절을 위해 D램과 낸드를 각각 5%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1분기 105억달러에서 95억달러 규모로 하향했던 올해 자본 지출(Capex) 계획을 90억달러로 재차 축소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이 업황 부진 속에서도 33%의 양호한 영업이익률을 올린 점, 공식적인 생산량 감산을 발표한 것을 의미있게 본다. 이를 근거로 반도체 치킨게임의 종료를 점치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Capex 하향조정은 물론, 디램과 낸드 감산을 시작했다"며 "치킨게임 중에는 한 업체가 감산을 하면 그곳만 손해를 봤지만, 현재 D램은 3개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만 남았기 때문에 감산을 하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이 33.5%로 상당히 양호했는데도 공식 감산을 발표했다"며 "서로에게 상처만 되는 점유율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분기 바닥을 찍은 후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이 시장 환경을 고려해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20~30% 감축하고 있다"며 "3분기부터 서버 고객 주문 증가로 재고가 축소되고 인텔 CPU 출시에 따른 신제품 수요가 더해지면서 가격 하락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