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에 조사관 100명…국세청 전격 세무조사

머니투데이 세종=박준식 기자 2019.03.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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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강한 수사지시에 전격 세무조사…양현석 대표 차명클럽 등 탈루조사, '바지사장' 내세운 유흥업소 명의위장 등 탈루 확인시 조세범칙조사 전환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메리어트 호텔 센트럴웨딩 밀레니엄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이주노와 박미리 커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메리어트 호텔 센트럴웨딩 밀레니엄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이주노와 박미리 커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국세청이 '버닝썬 게이트'를 촉발한 빅뱅 승리가 소속됐던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4국의 인원 100명을 투입한 대대적인 조사로 전례 없는 일로 지적된다.



20일 국세청과 관련 당국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특별지시를 받은 국세청은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한 유흥주점 및 관련 업계에 대한 특별 조사방침을 내리고 조사국의 총력을 투입해 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유흥업소의 경우 소위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업을 하면서 현금매출의 누락, 허위비용 계상 등의 방법으로 탈세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탈세혐의가 있는 유흥업소에 대해선 실사업자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공조해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물론 총리까지 나서 강력한 수사를 지시한 만큼 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 등과 협의해 철저한 조사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국세청은 조사 도중 관련 혐의가 탈세로 드러날 경우 그 즉시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해 검경과 협조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20일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 조사4국 인원을 전격적으로 투입해 세무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클럽 '러브시그널'이 탈세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브시그널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지만 사실은 유흥주점으로 운영돼 세제 측면에서 개별소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세청은 YG엔터 세무조사와 함께 이날 경찰의 고발 요청에 따라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씨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후 즉시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은 경찰의 고발 요청 후 조사대상자 강모씨의 소재불명 및 연락 두절로 공시송달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세무조사를 실시해 이날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먼저 2018년 세무조사 당시엔 명의사업자들이 일관되게 본인들이 실사업자임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조사팀의 광범위한 금융추적조사 등을 통해서도 강모씨가 실사업자라는 객관적 증빙을 확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그러나 이번 재조사에서는 명의사업자 6인 중 3인이 강모씨가 실사업자이고 본인들은 명의만 대여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진술 번복사유는 신고액 세금 부과 및 국세청 고발에 따른 경찰의 지속적 출석 요구에 심적 압박과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강모씨도 책임을 회피하면서 이들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국세청은 이들이 강모씨가 실사업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통신메시지(텔레그램)와 대화 녹취록, 확인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조사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국세청 등 관계기관도 유사한 유흥업소 등이 적법하게 세금을 내고 정상적으로 운영하는지 철저히 점검하라"며 "정의를 바로 세우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과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인 영업과 범죄행위에 대해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해 묵인·방조·특혜를 주어 왔다는 의혹이 짙은 사건"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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