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포항지진 국가배상…산업부 "법원 판단"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유영호 기자 2019.03.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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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과 지열발전간의 연관성 분석 연구결과 정부 입장 발표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조사 연구결과 발표와 관련된 산자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9.3.20/사진=뉴스1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조사 연구결과 발표와 관련된 산자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9.3.20/사진=뉴스1


정부가 지열발전 사업이 2017년 포항 지진을 '촉발(triggered)'했다는 조사결과와 관련, 정부의 배상 책임 문제에 대해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돼 있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라고 말했다.

정 차관은 "지금까지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사업에 총 391억이 투입됐고, 그중에 국비가 185억 지원됐다"고 설명했다. 또 부지 원상복구와 관련 "비용 추계를 해봐야 한다"며 "현재 사업 수행자가 회생절차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재원부담을 누가 하는 것이 적절할지 더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포항 외 지역에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위험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있는 지열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채 서있다. 포항지진정부공동조사단은 이날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 원인 조사 발표에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지열발전소가 발전을 위해 물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촉발'지진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2019.3.20/사진=뉴스1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있는 지열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채 서있다. 포항지진정부공동조사단은 이날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 원인 조사 발표에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지열발전소가 발전을 위해 물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촉발'지진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2019.3.20/사진=뉴스1
다음은 정 차관과의 브리핑 일문일답.

-영구중단한 포항 외에 다른 지역의 지열발전 사업에도 영향이 있나.
▶현재 포항 외에 별도로 지열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은 없다. 현재 지열발전의 위험성이 제기된 만큼 여타 지열발전사업의 추진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가 돼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결과 발표 당시 지진 '유발' 또는 '촉발'이라는 기술적인 표현을 놓고 이야기가 많았다.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된 상황에서 배상 책임 정도를 가늠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유발과 촉발은 개념상의 차이다. 정부 조사연구단이 조사 수행 과정에서 독립성·객관성·공정성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정부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조사단이 발표하는 같은 시점에 정부도 결과를 통보받았다. 따라서 조사 결과를 정부도 살펴보고 분석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영구 중단한다고 했다. 이 사업 자체를 중단하고 앞으로 지열발전 기술개발도 아예 안 한다는 뜻인가.
▶지열발전 상용화에 대한 기술개발 사업은 이 건 1건이 추진되고 있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에 따라 중단시킬 계획이고, 추가적인 기술개발 사업은 기획되거나 추진 중인 것이 없어 현 단계에서 답변드리기 어렵다.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정부 대책은 무엇인가.
▶국가 등을 피고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현재 진행중이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에 따르겠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가 2006년 지진 발생으로 폐쇄된 사례가 있다. 이를 알고도 포항 지열발전 사업을 추진한 배경은.
▶스위스 바젤 건은 사전에 연구 컨소시엄에서 지열발전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할 당시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스위스 바젤과 달리 포항은 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보험가입 여부도 마찬가지로 당시 연구개발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적정했는지 추가적인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

-부지를 원상복구하는 비용은 얼마나 드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원상복구 비용은 추계를 해봐야 한다. 소요 재원 규모를 추산해보고, 현재 사업 수행자가 회생절차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재원부담을 누가 하는 것이 적절할지 더 협의해 봐야 한다.

-포항 흥해 특별재생사업과 별도로 포항시민에 대한 보상계획이 있나.
▶추가적인 부분은 포항시 등 지자체와 주민 의견수렴을 통해 필요한 조치가 더 있는지 관계 부처, 기관과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지열발전 기술개발 사업이 중단되면 향후에는 아예 추진하지 않을 예정인가.
▶현재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사업은 1건이었기 때문에 이를 중단하는 의사결정에 대해 말씀을 드린 것이다. 앞으로 추가로 지열발전에 대해 연구개발을 할지 여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지열발전에 대해 여러 위험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앞으로 지열발전과 관련된 연구개발사업에 있어서도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완공 전에 시범적으로 물을 계속 주입했는데, 여기에는 절차상 하자가 없었나.
▶사업 진행과정에서 절차적으로, 또는 그 이전 부지선정 과정이 적절히 추진됐는지는 앞으로 엄중하게 조사하겠다. 물 주입이나 연구개발 진행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도 확실하게 엄중히 조사할 계획이다.

-배상 문제와 관련, 포항지진이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얼마나 인정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내부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나.
▶현재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돼 있는 상황이라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 외에 추가적으로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포항지열 발전사업에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은.
▶지금까지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사업에 총 391억이 투입됐고, 그중에 국비가 185억 지원됐다.

-포항 흥해 특별재생사업에 2257억원을 투입한다. 지자체와 어떻게 분담하나.
▶특별재생지역은 특별재난지역 선포된 곳 중 대규모 재난 피해가 발생한 곳으로서 3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에 대해 시행한다. 주택이 전부 또는 일부 파손돼 주거안정에 필요한 주택 정비·공급 사업, 기반 시설 정비가 필요한 사업, 주민 심리안정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다. 재해복구와 주택정비·공급 외에도 도시재생기반시설 등 여러 가지 공공시설의 설치 등도 포함될 수 있다. 지역주민의 의견수렴과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사업 주관기관이 법정관리 상태다. 법원에서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오면 정부가 배상하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형태가 될 수 있나.
▶지금 국가와 연구수행기관 주체에 대해 동시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원에서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시추회사의 책임에 대한 보도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에서 조사하나.
▶앞으로 수행할 연구개발 사업의 전반적인 수행과정의 적정성 검토·조사과정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다.

-조사는 감사원에서 진행하나. 산업부에서 내부 감사를 하나.
▶지금 국민감사가 청구돼 있다. 그것에 대한 판단은 감사원이 내릴 것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가 연구개발사업 추진 과정과 부지선정 과정의 적정성에 대해 엄중하게 별도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의 구체적 방법은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에도 영향이 있나.
▶울릉도 에너지자립섬은 사업이 진행된 게 아니라 SPC에서 타당성 조사를 하는 단계에서 이번 포항지진으로 더 이상 검토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굴착을 하거나 사업이 진행된 것이 없었다.

-지열발전 사업 공정률은 얼마나 되나.
▶9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개발에 참여했던 학계 관계자들의 책임 소재도 가리게 되나.
▶이 자리에서 답변이 적절치 않을 것 같다. 조사결과에 따라 책임소재 여부가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연구 컨소시엄에 다양한 기관과 주체가 참여하기 때문에 각 기관의 역할과 책임은 충분하게 조사과정에서 검토가 돼야 한다.

-컨소시엄에 각 기관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나.
▶연구 컨소시엄에는 주관기관으로 넥스지오라는 회사가 참여해서 부지선정, 시추, 물 주입 등 연구전반에 대한 주관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상플랜트 설계 및 건설 담당,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미소진동에 대한 계측 시스템 구축, 모니터링, 해석기술 개발 담당이었다. 서울대학교는 수리자극, 효율 극대화 등의 모델 만드는 작업을 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시추 관련 최적화 방안을 연구했고 이노지오테크놀로지 회사는 앞으로의 정책 수립 방안, 지열발전의 사업화 방안 쪽에 대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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