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지열발전소 물 주입이 원인”(상보)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3.2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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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지열발전을 위한 물 주입이 단층대 활성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역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포항시민들이 포항지진은 유발지진임을 주장하며 정부의 사과와 보상,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br><br>지난 2017년 11월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원인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하고, 작년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2019.3.20/뉴스1<br><br><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역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포항시민들이 포항지진은 유발지진임을 주장하며 정부의 사과와 보상,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br><br>지난 2017년 11월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원인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하고, 작년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2019.3.20/뉴스1<br><br><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강근 포항지진정부조사연구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역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br><br>지난 2017년 11월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원인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하고, 작년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2019.3.20./뉴스1<br><br><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br>이강근 포항지진정부조사연구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역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br><br>지난 2017년 11월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원인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하고, 작년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2019.3.20./뉴스1<br><br><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br>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지진(규모 5.4)은 인근 지열(地熱)발전소에서 땅속으로 유체(물)를 주입해 촉발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지질학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놨다.



포항지진은 2016년 9월 경북 경주지진(규모 5.8)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두 번재로 컸던 지진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당시 포항지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는 총 2만7317건, 피해액은 551억원에 이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강근 정부조사연구단장(서울대 교수)은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은 아니다”라며 "인근 지열발전 실험이 촉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 분석을 위해 포항지진 발생지 주변 두(PX1, PX2) 지열정(땅 밑에 있는 지열을 끌어 올리려고 판 구덩이) 주변에서 이뤄진 활동과 영향 등을 분석했다.

지열발전은 지하 4㎞ 이상 깊이에 두 개의 구멍을 뚫어 한쪽에 물을 주입해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이때 발생한 수증기를 다른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지열발전은 땅을 깊게 파는 데다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이 있어, 지반을 약하시키고 단층에 지진을 일으키는 응력을 추가할 수 있다.

조사연구단에 따르면 포항지진 발생지 주변 지열정 굴착과 두 지열정을 이용한 수리자극(물 주입에 의한 자극)이 일어났다. 굴착할 때 발생한 이수 노출(시추파이프 안에 넣은 진흙이 연약지반을 만나 손실되는 현상)과 PX-2를 통해 높은 압력으로 주입한 물로 확산된 공극압(땅속 물 압력)이 포항지진 단층면상에 남서쪽 깊어지는 방향으로 작은 지진을 순차적으로 일으켰다. 이 지진이 본진의 진원 위치에 도달하고 누적돼 거의 임계응력(파괴되지 않고 견디는 힘) 상태에 있던 단층이 갈라지면서 포항지진으로 나타났다.


정부조사연구단의 해외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쉐민 게 미국 콜로라도대학 교수도 “포항지진 발생지 근방으로 그간 지열발전에 의한 주요한 5번의 지층 자극이 가해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열발전을 위해 땅밑 깊은 곳에 높은 압력의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지진 본진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 주입 이전에 있던 지하 단층들이 물 주입 이후 활성화된 흔적을 찾았다”며 "단층기하학과 응력의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물 주입에 의해 일어난 ‘촉발 지진’으로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포항지진 원인을 두고 학계에선 인근 지열발전소에 의한 '인공 지진'이라는 의견과 자연 지진이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해 4월에는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와 이진환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으로 이뤄진 국내 연구진은 조사단과 일치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당시 근거로 발전소 물 주입 시점과 지진발생이 일치하고 진앙이 물을 주입한 지점 근처에 몰려있는데다 진원 깊이가 물을 주입한 깊이와 일치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지진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을 발족, 2018년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포항시민 300여 명이 참석 “땅속 시한폭탄 지열발전소 폐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경북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예산을 지원한 국가 등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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