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드럭] 남은 약 냉장보관하면 더 오래 쓴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9.03.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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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엘/사진=더엘


#잔병치레가 잦은 네살배기 아들을 둔 직장맘 남모씨(32)는 아이가 먹고 남은 가루약이나 시럽약이 처치곤란이다. 남은 약을 버리자니 아깝고 실온에서 보관하자니 약이 변질될까 걱정됐다. 남씨는 ‘약을 시원한 곳에 보관하면 음식처럼 좀 더 오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냉장보관을 시작했다.

흔히 가정에서 먹고 남은 약을 보관할 때 서늘한 냉장고에 넣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 약은 습기와 열, 직사광선에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에 서늘한 냉장고에 보관하면 더 오랫동안 복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직사광선이나 높은 온도로 약효성분이 쉽게 분해되는 약은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냉장보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온도나 습도에 민감한 약은 냉장보관 시 약효가 떨어지거나 변질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이들에게 많이 처방되는 시럽약이다. 항생제 시럽을 제외한 대부분 시럽약은 냉장보관하면 층 분리가 일어나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가루약도 온도나 습도에 민감하다. 흔히 냉장고 안은 건조하다고 생각해 가루약을 냉장보관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론상 냉장고 안은 건조한 곳이지만 음식물에 의해 일시적으로 수분에 노출되거나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적절한 보관장소가 없어 불가피하게 냉장고에 보관해야 할 경우 지퍼백에 넣어 음식물이나 음식물의 습기에 노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천식에 사용하는 여러 흡입제는 습하고 차가운 냉장고 등을 피해 실온에 보관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주사제는 개봉 전까지는 냉장고에 보관하고 개봉 이후에는 냉장고가 아닌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안약 등은 개봉 후 냉장보관도 가능하나 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개봉했을 때는 한달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햇빛에 민감한 약도 있다. 피부 적용 약물이 가장 대표적이다. 무좀, 지루피부염 등에 사용되는 케토코나졸크림(니조랄크림 등)은 빛과 습기에 민감해 차광으로 실온 보관해야 한다. 다른 연고약도 별도 보관법이 없는 경우 상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병원이나 약국 등에서 포일포장에 든 약을 줬다면 습기 또는 햇빛에 민감한 약인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약병에 옮겨 담거나 다른 약과 재포장하지 말고 그대로 보관해야 한다.


약 보관방법을 모르겠다면 포장이나 첨부된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자. 모든 약은 특성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보관방법이 있다. 약 포장 또는 첨부문서가 없을 경우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서 제품명을 검색, 사용 중인 약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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