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벌리면 딱·딱·딱!…나도 턱관절 질환?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9.03.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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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7>턱관절 질환]①환자 5년간 32%급증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입만 벌리면 딱·딱·딱!…나도 턱관절 질환?


입만 벌리면 딱·딱·딱!…나도 턱관절 질환?
'연중기획-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파트너생명공학 (70원 ▲7 +11.11%)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IT(정보기술)기업 A대표는 최근 턱관절이 아파서 치과를 찾았다. 습관적으로 낮에는 이를 악물고 일을 하고 밤에는 이갈이를 하다 보니 측두근(옆머리 근육)과 교근(뺨 근육)에 힘이 많이 가해져 근육통이 생긴 것. A대표는 통증과 이갈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톡스 치료와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 사용을 병행키로 했다. 치료 이후 A대표는 두통도 사라지고 사각턱도 없어졌다.



#주로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던 B씨는 입을 벌릴 때 귀쪽에서 “딱딱” 소리가 나더니 언젠가부터 “바스락 바스락”거리며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났다. 통증이 있었지만 업무가 바빠 참고 지냈는데 어느 날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깜짝 놀라 치과에 갔더니 턱관절 뼈에 장애가 생기는 ‘턱관절 퇴행성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더 방치했다면 얼굴이 비뚤어지는 안면비대칭으로 진행될 뻔했다.


입만 벌리면 딱·딱·딱!…나도 턱관절 질환?
턱관절 질환으로 치과를 찾는 환자가 최근 5년간 3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턱관절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29만3630명에서 2017년 38만7515명으로 늘어 최근 5년간 연평균 6.4% 증가했다.
 
2017년 성별·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20대가 10만9001명(28.1%)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6만2078명(16.0%), 10대 5만8035명(15.0%)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22만9763명, 남성 15만7752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연령층의 여성 환자가 많았다. 20대 여성이 6만2414명으로 같은 연령대 남성 4만6587명의 1.3배였으며 30대와 40대는 1.6배와 1.7배 등 9세 이하를 제외한 전연령대에서 여성 환자가 많았다.
 
안형준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턱관절 질환자가 많은 것은 여성이 근골격계가 약하다 보니 통증에 예민한 데다 여성호르몬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만 벌리면 딱·딱·딱!…나도 턱관절 질환?
턱관절이란 음식을 먹거나 말할 때 아래턱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양쪽 귀 앞에 있는 관절을 말한다. 입을 벌릴 때 귀쪽(턱관절)에서 “딱딱” 소리가 나고 통증이 있다면 턱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한 경우 B씨처럼 입을 마음대로 벌리거나 다물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또 두통을 포함해 안면부와 목 부위 등 주위 근육의 통증이나 이상 증상도 턱관절 질환에 포함된다.
 
안 교수는 “턱관절 질환은 크게 저작근 장애(근육장애)와 관절낭내 장애(관절장애) 2가지로 구분된다”며 “만성화된 환자들은 대부분 2가지 질환이 모두 나타나는데 각각의 치료법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절장애로는 △활막염, 관절낭염 등의 관절통 △관절뼈의 변화가 발생하는 골관절염 △턱관절 디스크(턱관절 원판)의 위치가 변하는 턱관절 디스크 질환(턱관절 내장증) 등이 있다. 근육장애로는 △급성 근육통인 보호성 근긴장 △2차 통증인 국소근통증 △만성 근육통인 근막통증 등이 있다.
 
턱관절 질환의 3대 증상은 통증과 소리(관절음),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개구 제한이다. 하지만 소리가 난다고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턱관절 질환은 아니다. 전체 인구의 30% 내외가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5~7%라는 게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의 설명이다.
 
안형준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교수/사진=이기범 기자 leekb@안형준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교수/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안 교수도 “평상시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위아래 치아가 서로 닿아있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 등은 비정상적으로 턱관절에 힘이 가해져 문제가 생긴다”며 “이를 인지하고 악습관을 고쳐 관리를 잘하면 증상은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턱관절 치료법으로는 이같은 인지행동요법 외에 자세교정 등의 운동요법, 비정상적인 힘으로부터 치아와 지지구조물을 보호해주는 교합안정장치, 물리치료, 약물요법 등이 있다.
 
최근에는 여성환자 중심으로 보톡스 주사 치료법도 인기다. 안 교수는 “턱관절 아래의 뺨(교근)과 위의 관자놀이(측두근)에 손가락을 대고 이를 악물면 불룩 나오는 근육이 만져지는데 이러한 씹는 근육(저작근)이 과도하게 발달해 생기는 근육통은 보톡스 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며 “이때 부작용은 근육이 퇴화하는 것인데 사각턱이 갸름해지는 효과가 있어 여성 환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턱관절 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이갈이에도 보톡스 주사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보톡스 주사를 맞은 후에도 무리하게 씹는 등 기존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턱관절에 더 큰 무리가 생겨 오히려 턱관절 질환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안 교수는 지적했다.
 
턱관절 질환인 근막통증으로 인해 엉뚱하게 치아에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얼굴 신경들이 인접해 있다 보니 같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연관통이다. 이를테면 뺨 근육(교근) 위쪽이나 아래쪽에 근막통증이 생긴 경우 연관통은 위 어금니나 아래 어금니에 나타난다. 옆머리 근육(측두근) 앞부분이나 뒷부분에 근막통증이 생기면 위 앞니나 위 어금니에 연관통이 나타나고 목으로 가는 악이복근에 근막통증이 있으면 아래 앞니가 아플 수 있다.
 
안 교수는 “치아에 통증이 있다고 원인이 치아에만 있는 건 아니다”라며 “치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턱관절 질환에 따른 연관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자료제공=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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